싱가포르투자청, SFC 매각 '원점'에서 다시 불안한 정세 여파…추후 일정 잡을 듯
이명관 기자공개 2024-12-24 14:29:4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할 전망이다. 이번에 매각을 접은 배경으로 가격과 불안정한 시장 상황 등이 지목된다. 향후 시장 추이를 보고 매각을 재개할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매각은 공개매각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분위기를 한 차례 살핀 만큼 진성 원매자 중심으로 진행하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IC는 서울파이낸스센터 매각을 철회했다. 관련 입찰에 참여했던 원매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입찰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 벤탈그린오크(BGO) 등 3곳이다.
매각 철회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원매자들은 평당 3300만원 선에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GIC가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GIC는 평당 3000만원 중반대 이상으로 매각이 가능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SFC가 CBD(중심권역)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점을 고려해 최대 평당 4000만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이에 매도자 측은 1차 입찰을 진행한 이후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입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때도 기대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2차 입찰 이후에도 GIC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고심했던 이유다. 결국 입찰을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매각을 다시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추후 일정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에 입찰가가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왔던 원인이 불안한 정세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120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리스크가 한층 커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인사 시즌인 터라 연기금과 공제회 역시 섣불리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 상황이다.최고투자책임자(CIO)의 연임 혹은 교체 등의 이슈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조달 측면에서 난이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지면서 원매자들로선 보수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결국 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에 다시 매각 일정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각 방식도 수의계약 형태를 택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분위기를 한 차례 살펴본 만큼 어느 정도 원매자가 추려졌다는 판단에서다. SFC가 조단위 딜인 만큼 결국 조달이 관건이 될텐데, 인수의지에 더해 여력이 있는 곳들이 이번 입찰을 통해 드러났다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GIC가 제값을 받기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 매각을 철회했다"며 "공개입찰보단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자리 잡은 오피스 빌딩이다. 2001년 준공됐다. 지하 8층~지상 30층, 연면적 11만9646㎡ 규모다. 주요 임차인은 외국계 금융회사다. GIC가 서울파이낸스센터를 매입한 시기는 준공 즈음이다. 서울파이낸스를 개발해 소유권을 가졌던 유진관광으로부터 서울파이낸스센터를 인수했다. 당시 매입 가격은 3550억원 정도였다. 단위면적(3.3㎡) 당 가격은 1000만원이 채 안됐다. 1조원 이상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만큼 막대한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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