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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연말 넘겨 상장 '적기' 공략, 매출 기반 '일반 상장'의 여유예심 승인 이후 4개월 지나 증권신고서 제출, 실적 변동 등 위험 부담 적어

이기욱 기자공개 2024-12-24 10:06:27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생명과학 IPO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기업 상장' 트랙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특례 상장을 주로 추진하는 타 바이오 기업과는 달리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탄탄한 외형 조건을 갖춘 후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는 예비심사 통과 후 상장 전략에도 차이점을 만들어 냈다. 자산과 매출이라는 명확한 조건을 충족시킨 만큼 여유를 갖고 상장 시점을 조정할 수 있었다. 가결산 변동 등의 부담도 적어 경쟁 기업이 몰렸던 올해 4분기를 피해 상장 '적기'인 내년초를 공략하는 것이 가능했다.

◇동국제약 자회사로 출발해 탄탄한 조영제 수익 기반, 연 1000억 매출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3월 동국제약 조영제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된 동국제약의 자회사다. 모회사로부터 경쟁력 있는 조영제 제품들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설립 첫 해부터 505억원의 매출을 시현했고 순익도 3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7년 동안 동국생명과학은 안성완제의약품 공장 인수, 진단장비 사업 확대 등 자체 경쟁력을 키워가며 기업 규모를 늘려나갔다. 9월말 기준 동국생명과학의 총 자산은 1963억원으로 2017년말 66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연매출은 1202억원으로 2017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2020년 1096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까지 5년째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시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00억원으로 이미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제품별로는 조영제 매출이 541억원으로 54.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진단장비 매출과 조영제 API(원료의약품) 매출이 각각 177억원, 166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95억원과 30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흑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탄탄한 재무성과를 기반으로 '일반 기업' 트랙으로 상장을 추진했다. 일반 기업의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은 수익·매출액 기준과 시장평가·성장성 기준 크게 둘로 나뉜다.

이중 수익·매출액 기준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50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20억원 및 시총 90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20억원 및 자기자본 30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발생 및 시총 200억원·매출액 100억원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작년말 기준 동국생명과학의 자기자본은 687억원이며 장부가액만 500억원을 넘어 섰다. 일반 기업 상장 기준을 수년 전부터 충족해오고 있었고 올해 6월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상장에 나섰다. 예심 승인도 단 2개월만인 8월 29일 빠르게 결정됐다.

◇IPO 경쟁 과열 피해 내년 초 상장, 1월 중 완료 목표

예심승인 이후 동국생명과학의 행보는 다소 예상을 벗어났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기술 특례 상장 기업들은 추정 매출과 기술 가치에 대한 시각 차로 3~4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진다.

반면 일반 상장은 기존 매출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러한 일반 기업 트랙의 장점을 살려 최대한 빠르게 상장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 외로 동국생명과학은 일반 기업 트랙의 장점을 반대로 살리는 전략을 활용했다. 분기 또는 월별로 추가해야하는 가결산 매출이 줄어들 위험이 없었기 때문에 증권신고서를 급하게 제출할 필요가 없었다. 여유롭게 시장 상황을 살피며 상장의 적기를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동국생명과학은 8월 예심 승인 이후 무려 4개월이 지난 이달 들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4분기 바이오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자체적으로 연기했다. 4분기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으로는 셀비온과 토모큐브,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듀켐바이오 등이 있다.

동방메디컬과 오름테라퓨틱 등은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상장을 철회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으로 상장 시기를 늦춘 것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들과 달리 증권신고서 자체를 시간을 두고 제출해 투자자들의 혹시 모를 혼란이나 오해를 최소화했다.

한국거래소 예심 승인 효력 기간은 총 6개월로 동국생명과학은 2월말까지만 상장을 완료하면 된다. 내년 1월 6일부터 5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4일과 15일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1월 중 상장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기술 특례 상장 기업들의 경우 상장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가결산 내역 반영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매출 변화와 그를 바탕으로 하는 추정 매출 변화 등에 민감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탄탄하기 때문에 그런 부담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라며 "여유있게 3분기 매출까지 증권신고서에 다 반영하고 시장 상황을 보고 상장 시기를 맞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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