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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톺아보기]열매컴퍼니, 투자계약증권 늘린다…해외 공략 시동⑤합산발행 3-1호 증권, 청약률 205.25%…싱가포르 원자재 STO 발행 시도

이채원 기자공개 2024-12-27 08:18:56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열매컴퍼니는 최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사 중 처음으로 합산 발행에 성공했다. 일본의 작가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의 드로잉 작품 3점을 3-1호, 3-2호, 3-3호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발행했다. 요시토모 나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대중적 인기를 얻어 최근 미술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작가로 손꼽힌다.

회사는 미술품 합산발행 사례를 만든 만큼 내년 투자계약증권 발행 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 일본, 싱가포르 시장에서 미술품과 원자재 조각투자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국내외 조각투자 시장을 사로잡고자 하는 회사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투자계약증권 합산발행 확대·패키지 발행 도전

열매컴퍼니는 내년 합산발행 형태의 투자계약증권을 늘릴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각각 1, 2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1, 2호 투자계약증권의 기초자산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Pumpkin)’과 이우환 작가의 ‘다이얼로그(Dialogue)’ 300호 작품이었다.

투자계약증권을 공모하기 위해서는 증권신고서 작성부터 금융당국의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회사가 최근 여러 작품을 하나의 투자계약증권으로 묶는 합산발행을 시도한 이유다. 열매컴퍼니는 지난달 말부터 요시토모 나라 작가의 드로잉 작품 세 점으로 3-1호. 3-2호, 3-3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합산 모집액은 총 7억원이다.

열매컴퍼니는 3호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일주일 단위로 진행했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 3-1호 투자계약증권인 요시모토나라 ‘무제’의 청약을 진행했다. 3-1호 투자계약증권은 청약률 205.25%를 기록했다.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3-2호 투자계약증권의 공모 청약이 이어졌으며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3-3호 투자계약증권 청약이 진행됐다.


3-2호 투자계약증권은 청약률 79%를 기록했고 3-3호 청약은 92.32%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청약경쟁률이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는 패키지 형태를 가진 투자계약증권 발행도 시도할 계획이다. 패키지 발행은 펀드처럼 하나의 증권신고서 내에 여러 개의 작품을 묶어 발행하는 방식을 뜻한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투자계약증권 제도 도입 이후 다양한 방식을 통해 미술품을 공모시장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내년에는 패키지 발행, 합산발행으로 미술품 공모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STO 전문회사·일본 현지업체 협업 논의…원자재 조각투자 발행 시도

열매컴퍼니는 내년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을 공략해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을 발행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와 일본 공략 방식은 다소 차이를 둔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STO 전문회사와 협력해 미술품과 원자재 토큰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RWA 토큰 형태로 원자재 조각투자 상품을 내놓는다.

김재욱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 STO 전문회사와 미술품·원자재 토큰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열매컴퍼니 일본법인을 설립할 예정이고 일본에서 원자재 RWA 토큰을 발행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일본 법인을 세우고 구리 조각투자를 판매하기 위한 기반을 닦을 예정이다. LS전선 등 국내 주요 원자재 관련 기업들과 손잡고 해외 RWA 토큰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RWA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해 국채나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유형의 실물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토큰증권보다 거래 허용 범위가 넓다. RWA는 증권형 자산을 포함한 모든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당초 회사는 미술품이 아닌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국내에서 구리 투자계약증권을 회사의 주요 조각투자 플랫폼인 아트앤가이드에 발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으나 금융당국과의 견해를 좁히지 못하면서 해외에서 기회를 찾기로 했다.

열매컴퍼니는 국내에서 원자재 조각투자 발행 시도를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서 원자재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원자재 조각투자를 발행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증명한 뒤 국내시장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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