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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하나마이크론, 6년 이끈 이동철 대표…연임 여부 '주목'④2025년 3월 임기 만료, 체질개선 진두진휘 성과 긍정적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30 08:17:55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동철 대표 부임 이래 등락은 있었으나 큰 틀에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컸던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리더의 역할이 적잖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선지 어느덧 6년이 가까워진 가운데 내년 3월 그의 임기도 만료된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사이지만 그간 성과를 비춰볼 때 이 대표의 연임은 유력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

◇실적으로 빚은 최창호 회장의 두터운 신뢰

이 대표는 2019년 3월부터 하나마이크론을 경영하고 있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래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을 거쳐 35년을 '삼성맨'으로 지냈다. 재직 시절 대부분을 반도체 산업에 몸담았지만 말년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에서 보냈다.

2001년 하나마이크론을 창립한 최창호 회장의 부름을 받아 합류하게 됐다. 최 회장 역시 삼성전자 출신이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두 사람의 접점은 거의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앞서 2017년 하나마이크론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2014년부터 최 회장과 함께한 한호창 대표가 2017년부터 단독 대표가 됐다. 이후 2019년 이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최 회장이 후계자를 물색하다 삼성그룹 내 '독종'으로 불린 이 대표에게 하나마이크론을 맡겼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가 하나마이크론에 몸담은 뒤 가장 먼저 벌인 작업은 체질개선이다. 기존 매출에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의존도가 압도적이었던 탓에 업황에 따라 기복이 심했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한 게 베트남 투자건이다. 당초 삼성전자 메모리 물량을 염두에 두고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돌입했으나 고객 전략 변화로 정상 가동이 어려울 뻔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021년 하반기 SK하이닉스와 D램 후공정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하나마이크론의 베트남 공장은 사실상 SK하이닉스 전용라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기 속 기회를 포착하면서 고객 다변화라는 쾌거를 거둔 셈이다.

이제는 시스템반도체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해 무선주파수(RF), 지문인식센서, 차량용 반도체 관련 수주를 따내면서 메모리 이외 제품을 다루게 됐다. 전방 시장에 따라 등락이 큰 메모리의 약점을 메우기 위한 행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로 관련 성과를 확실히 보여줬다. 2021년 4분기 매출이 1000억원을 넘긴 이래 매분기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불황,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은 다소 들쭉날쭉했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흑자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덕분에 최 회장의 이 대표를 향한 믿음도 굳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3월 연임 가능성이 큰 배경이다. 특히 적잖은 성과보다도 앞으로도 할 일이 더 많다는 점에서 현 체재의 유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성장동력 마련 여부에 달린 '장기집권'

하나마이크론의 과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OSAT로 거듭나는 것이다.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외주(OSAT) 업체로 꼽히지만 아직 우물 안 개구리다. 새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 본격화가 선결 과제로 여겨진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 위주여서 시스템반도체 부문 육성 차원에서 해외 고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나마이크론은 베트남, 브라질 법인 등에서 관련 작업을 수행 중이다. 더불어 주요 반도체 국가에서 현지 인력을 채용해 대응 중이다. 일련의 과정을 완수하기 위한 기술력 향상도 지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많은 노력을 했으나 일부 성과와 별개로 빅테크와 관계를 만들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결국 그들과 손을 잡으려면 기술적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고 걸맞은 기술을 갖춰야 한다"며 "반대로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도 해외에서 거래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편히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하나마이크론은 경기 판교에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지원센터'를 세웠다. 팹리스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칩을 자유롭게 검증하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사용할 수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2년 넘게 운용하면서 설비도 늘리고 이용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 중이다.

또한 하나마이크론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보다는 팹리스 업계와 활발히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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