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이사회 내부분열, 집중투표제 반대표 나왔다23일 이사회서 권순범 사외이사 반대, 성용락 감사위원장은 사임 후 불참
이영호 기자공개 2024-12-27 11:17:4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내부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감사위원장이 물러난 데 이어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표마저 나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경영권 다툼의 새 변수가 될 핵심 의안에 대해 내부 반대가 있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지난 23일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규정 일부 개정의 건' 등을 비롯한 6개 의안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찬반 투표가 이뤄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 성용락 감사위원장을 제외한 총 여섯 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성 사외이사는 올해 10월 이사회부터 불참하고 있다. 영풍·MBK 연합과의 갈등이 구체화된 직후 사외이사 자리를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의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논란이 되고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이었다. 이를 두고 고려아연 사외이사들 대부분이 찬성했는데, 단 한 명의 사외이사는 반대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권순범 사외이사다. 소수의견이었지만 이사회 내부에서 이견이 나왔다는 점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그동안 이사회 내 반대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올해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은 일제히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던져왔다. 선례를 봤을 때 이번 반대는 이례적이다. 집중투표제 도입에 명분이 있는지를 두고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최 회장이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 맡기고 자신은 의장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집중투표제는 최 회장 측이 불리했던 의결권 전황을 뒤집기 위해 던진 회심의 한 수로 평가된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지분률이 낮은 소수 주주더라도 이사회에 자신이 추천한 이사를 진출시킬 수 있도록 했다. 집중투표제가 관철될 시 최 회장 측이 의결권 대결에서 다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논란도 함께 촉발했다. 집중투표제를 제안한 주주는 고려아연 지분 1.63%를 보유한 유미개발인데, 유미개발은 최 회장의 일가 보유 기업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최 회장이 유미개발 사내이사로도 재직 중이라는 설명이다. 영풍·MBK 연합이 집중투표제에 즉각 반발한 이유다. MBK 측은 "법률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내부 반대는 집중투표제 도입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도 읽힌다. 이사회가 무조건적인 찬성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감사위원장을 맡던 성 사외이사가 물러났고, 찬성 일색이었던 이사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표출된 것은 의외"라며 "최 회장을 지지하던 이사회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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