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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 찾는 한화그룹, 오너 의중 반영됐나 매년 수은 보증채 활용…김동관 부회장 평판 확인 시도 분석

이정완 기자공개 2025-01-02 08:18:5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한국물(Korean Paper) 발행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활발한 한화솔루션·한화에너지 현지 자회사가 직접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탄탄한 신용도를 갖춘 것도 아니다. 투자적격 등급(Investment Grade)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매년 보증채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해외 투자자를 통해 글로벌 자본시장과 접점 확대를 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법인 전면에…수은 뒷배로 투자처에서 조달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내년 한국물 발행을 위해 수출입은행과 보증채를 논의 중이다. 조달 주체로 지분 100% 자회사인 한화에너지USA홀딩스를 앞세울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2020년대 들어 수출입은행 보증채를 적극 선택하고 있다. 모두 자체 신용도로는 투자적격 등급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국책은행의 보증을 활용하고 있다.

2022년 7월 한화에너지USA홀딩스가 발행한 3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기점으로 지난해에는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가 한국물 데뷔전에서 4억달러를 마련했다.

올해도 동일한 행보가 이어졌다. 작년에는 한화솔루션의 미국 자회사였다면 올해는 7월 유럽 신재생에너지 자회사인 큐에너지가 스위스 시장에서 2억스위스프랑 규모의 외화채를 발행했다.

발행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한화그룹 친환경 발전 사업 계열사가 찍은 그린본드라는 점이다. 한화에너지는 미국 법인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소 개발에 나서고 있고 한화솔루션도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와 큐에너지를 통해 미국과 유럽에서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에 한창이다.

현지 법인의 외화채권 발행은 투자자 찾기에도 긍정적이다. 올해 큐에너지 발행 때 이같은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첫 한국물 발행이었던 만큼 생소한 이슈어였지만 유럽에서 태양광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돼 해외 기관 투자자도 의사결정을 내리기 용이했다. 예정보다 프라이싱 일정을 앞당기자고 제안한 것도 투자자였다.

◇한화그룹·수은 모두 '윈윈' 분석

IB업계에선 현지 투자처에서 조달을 지속하는 한화그룹의 행보에 오너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한국물에 적극적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모두 김 부회장과 관련이 깊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에너지에선 임원으로 활동하지 않지만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에 오너의 관심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글로벌 자본시장을 공략해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수출입은행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는 셈이다. 수출입은행 입장에선 보증을 부담하면 발행사로부터 보증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물론 대한항공도 꾸준히 수출입은행 보증을 활용해 대한민국 글로벌 신용도와 동일한 AA급으로 시장에 등판하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글로벌 자본시장과 접점 확대를 위해 국책은행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무리 보증채 형태로 우량한 신용도를 인정받더라도 결국 투자자는 발행사의 사업 현황과 재무 구조를 살피고 투자를 결정한다. 보증채 발행 결과를 살펴보면 수출입은행 자체 글로벌본드 발행과 비교해 소폭의 스프레드를 더해 금리가 결정된다. 한화그룹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이 선행되어야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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