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투자에 진심' LS일렉트릭, 공장 증설·M&A '잭팟'⑧북미 변압기 매출 전년비 549%↑, 주가도 훨훨
유나겸 기자공개 2025-01-15 09:26:42
[편집자주]
한 줄의 전선에도 다양한 기업들의 기술이 담겨 있다. 전선 한 줄이 완성되는 과정에는 원자재부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복수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전선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이슈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국내 전선 기업의 강점과 기회 요인을 비롯해 전선 생산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기업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며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를 비롯한 주력 사업에서 이 같은 시장 호황의 수혜를 보고 있다.시설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자본 투입을 이어가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호황기 타고 북미 변압기 매출 549%↑
1974년 설립된 LS일렉트릭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송·변전하는 전력시스템과 이를 받아 각 공장이나 가정으로 배전하는 전력인프라 설비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 전력개폐기, 차단기, 변압기 등을 생산하며 설비 자동화와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산업용 전자제품도 제조하고 있다.
특히 LS일렉트릭의 전력사업은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핵심 비즈니스다. 사측은 154kV 이상의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는 국내 상위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전력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HVDC 변환용 변압기를 생산해 납품한 이력이 있다. HVDC는 장거리 전력 송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북미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578억원으로 전년 동기(89억원) 대비 549% 급증했다. 2023년 북미 매출은 8986억원으로 2022년(3673억원) 대비 144.7%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북미를 포함한 전체 해외 매출 비중 역시 꾸준히 늘어 2020년 24%였던 해외 비중이 지난해 3분기에는 50%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시장 호조 속에서 LS일렉트릭은 지난해 상반기 연결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과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LS일렉트릭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5% 증가한 20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수주잔고도 2023년 3분기 대비 23.27% 증가한 2조9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주 호조에 따른 계약부채 증가도 단연 두드려졌다. 발주처와 납품 계약을 맺은 뒤 선수금 명목으로 미리 대금을 받으면서 계상한 항목이다. LS일렉트릭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178억원의 계약부채를 기록했으나 2024년 3분기에는 약 5배 증가한 847억원을 기록했다.
호황기에 힘입어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오후 2시 30분 기준 LS일렉트릭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77% 오른 17만3300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적극적인 투자, 넉넉한 곳간 덕분
이처럼 LS일렉트릭이 호황기에 올라탈 수 있었던 이유는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시설 투자와 M&A(인수합병) 덕분이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총 1008억원을 투입했다. 준공일은 올 9월 말로 기존 연간 2000억원 규모였던 생산능력을 7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차 증설은 어느정도 마무리 된 상태다.
또한 초고압 변압기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KOC전기의 지분 51%를 592억원에 인수했다. KOC전기는 국내 중소기업 중 유일하게 154kV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전에 초고압 변압기를 납품하는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LS일렉트릭의 연간 생산 능력(CAPA)은 2025년 이후 8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2000억원 규모였던 생산 능력에 부산 공장 증설로 추가된 5000억원과 KOC전기 인수로 확보한 1000억원이 더해진 결과다.
LS일렉트릭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자본적 지출(CAPEX)을 단행했다. 2023년에는 1242억원을 투입하며 HD현대일렉트릭(891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LS일렉트릭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재무 상태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만 약 1700억원 가량을 투자, 인수에 사용했다. LS일렉트릭의 지난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금융기관예치금 등을 더한 연결 현금성자산이 6845억원에 달했기 가능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유동비율도 179.2%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단기 부채 상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결 부채비율은 117%로 전선업계에선 적정 수준으로 평가된다. 경쟁사인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 부채비율(140%)보다도 낮다.
필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 매각도 적극 활용했다. KOC전기 인수 당시 LS그룹에 자사주 29만9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635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재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LS일렉트릭의 경우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투자를 지속했고 그 결과 호황기에 제대로 올라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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