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승부수]허진규 일진 회장, '신시장·신제품 발굴' 강조능동적 발상과 실행 강조, '미래 먹거리' 개척 집중할듯
유나겸 기자공개 2025-01-06 07:23:0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올해 일진그룹의 경영방침은 '능동적 발상과 실행'으로 하고자 한다. 생각은 반드시 실행이 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끌어 올려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사진)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이 언급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란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을 지칭한다. 트럼프 집권 이후 강화된 극단적 보호무역주의 이에 따른 중국산 제품의 덤핑 공세, 국내 정치사회적 불확실성 등이 대표적이다.
1968년 설립된 일진그룹은 대한민국의 부품·소재 전문 기업이다. 주요 계열사로는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디스플레이, 일진하이솔루스 등이 있다.
허 회장이 이러한 발언을 한 배경에는 지난해 한국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 중동 갈등, 보호무역주의 팽창 등 대외적 악재 속에서 한국 경제는 위축된 성적을 보였으며 일진그룹 역시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외 악재 속에서도 일부 계열사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성장 기반을 다졌지만 그러지 못한 회사도 있었음을 반성하며 전반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장 기반을 다진 기업은 일진전기와 일진디스플레이로 추정된다. 반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으로는 일진하이솔루가 지목되는 듯하다.
일진전기는 전선업계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허 회장이 직접 일진전기 홍성 신공장을 방문하며 일진전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허 회장이 계열사 주요 행사에 오랜만에 참석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 수년간 부진을 지속한 일진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났다. 2023년까지 계속된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3분기 5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인 터치스크린패널 생산 거점을 경기 평택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는 최대 거래처인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신시장 발굴과 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반면 일진하이솔루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차를 양산하는 회사임에도 지난해 3분기 기준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에 수소저장용기를 독점 공급하는 등 경쟁력을 갖췄지만 수소차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진하이솔루스의 모회사인 일진다이아몬드는 본업에서는 견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일진하이솔루스의 실적 부진이 그룹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허 회장의 신년사에서 언급된 '능동적 발상과 실행'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다.
허 회장은 능동적 발상과 실행을 위해 특히 '신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을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를 집중 공략하면 대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진하이솔루스의 미래 먹거리로는 상용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수소차는 충전 효율성과 긴 주행거리, 환경 규제 대응 측면에서 승용차보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서 더 큰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일진하이솔루스가 올해 수소차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승용차보다 상용차 매출 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신시장 개척 측면에서 일진전기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변압기는 최근 유망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진전기는 전선과 변압기를 통합해 수주·납품할 수 있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패키지 계약을 가능하게 하며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 일진전기는 신공장을 짓는 등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노력으로 내년 해외 신규 수주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압기 등 신제품 개발에 성과를 거둔 만큼, 일진전기는 올해도 변압기와 관련된 연구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2%보다 낮아진 1.8~2.1%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역동성을 잘 발휘하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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