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강달러 뉴노멀 시대 유통가는]원자재 부담에 '예의주시', 해외 법인 역할은 '확대'[화장품 ODM]'해외 고객사 비중' 따른 환차익 효과 산재, '해외 법인' 실적 중요성 부각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06 10:07:57

[편집자주]

1472.3원. 2024년 12월 마지막 거래일 원·달러 환율 종가다. 외환 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트럼프 2.0 시대'와 한국의 불안한 정치적 요소가 더해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심리적 마지노선' 이었던 1달러 1400수준을 넘어 1500원에 바짝 다가서는 등 강달러 현상이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더벨은 고환율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유통가의 현 상황과 대응 방안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달러 국면이 지속되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팜유, 글리세린 등의 원재료가 대부분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탓에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리스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원재료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원재료 조달 부담은 늘어난 게 사실이지만 해외 고객사를 다수 보유한 기업은 환차익으로 인한 수혜를 받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 법인에서의 실적과 영업 능력이 고환율 시대에서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ODM' 특성, 원재료 비용 영업이익으로 직결

화장품 밸류체인 속 화장품 ODM 기업의 역할은 명확하다.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고, 화장품 용기와 원자재 등을 매입한 뒤 제품을 만들어 납품한다. 제품에 대한 별도의 마케팅과 홍보가 필요하지 않기에 판매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매출원가율을 낮추면 곧 영업이익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국내 대표 화장품 ODM 기업인 한국콜마의 2024년 3분기말 연결 기준 매출액은1조8615억원이다. 매출원가는 1조3303억원인데 반해 판매관리비는 3726억원에 불과하다. 코스맥스도 비슷한 구조다. 매출액 1조6081억원 중 매출원가는 1조2979억원, 판매관리비는 1746억원이다.


환율 증가에 따른 영향은 어떨까. 화장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주요 원료는 정제수와 글리세린, 팜유, 히알루론산 등이 있다. 물론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도 상이하고 종류도 손에 꼽을 수 없다. 다만 주요 원재료라고 꼽히는 글리세린, 팜유 등은 대부분 해외를 통해서 공급받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ODM 업계에서는 원재료를 미리 수급하기보다는 수주받은 제품의 생산 일정이 정해질 경우 그에 맞춰 원재료를 조달하고 있다. 고환율에 대응해 사전에 원재료를 미리 쌓아두기도 어려운 구조다. 각 고객사의 제품에 맞는 다품종을 생산하는 ODM 구조 탓이다.

물론 타 업계와 마찬가지로 원재료 조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재료 수급 채널을 다변화하는 노력은 진행 중이다. 다변화한 채널 중 가격 경쟁력을 갖춘 채널을 통해 일시적으로 수급량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통해서다. 다만 환율이 이미 올라간 상황 속 새로운 수급처를 찾기도 어렵고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 비용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고객사에 비용 부담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 K-뷰티 열풍 속 글로벌 시장을 주요 무대로 활동하면서 환차익을 얻고 있는 브랜드사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고객사로 비용을 전가할 경우 ODM 회사로서의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기에 이 역시 쉽게 실현 가능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원재료 부담을 안고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환차익 겨냥, '해외 법인' 역할 증대

원재료 측면에서는 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심화될 수 있지만 고객사와의 거래를 통해 얻는 환차익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해외 고객사와 계약을 맺을 경우 달러로 거래하기에 해외 고객사 비중을 늘릴 경우 환율로 인한 수혜를 받을 수 있다.

해외 고객사 비중은 ODM사별로 천차만별이다. 정확한 고객사 비중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콜마의 경우 국내 주요 브랜드 및 인디브랜드를 대상으로 영업망을 구축해 환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코스맥스는 해외 고객사와 국내 고객사의 비중이 55대 45 수준으로 전해진다. 물론 매출 규모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수 있지만 환차익을 통한 수혜가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해외 고객사가 고환율 시대 키포인트로 꼽히는 가운데 해외를 주요 영토로 활동하고 있는 해외 법인의 역할도 증대됐다는 분석이다. 해외 법인의 생산능력과 영업능력에 따라 해외 고객사로부터의 수주량과 거래액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현재 중국과 미국, 캐나다에 각각 해외 법인을 두고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지에서의 영업망을 늘리고 직접 생산해 물류비를 감축시기 위함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생산 및 영업능력 확대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가동이 목표로, 현지 생산능력이 기존 1억8000만개에서 3억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코스맥스 역시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남미에도 현지 공장 건설을 진행 중으로 전해진다. 해외로 적극적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상황 속 현지 법인에서의 영업망 확대 및 수익성 개선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만으로는 단기간에 해외 고객사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며 “현지 인프라를 통해 영업력을 활성화시켜서 국내에서 어려운 부분들을 해외 법인들이 일부 도움을 주는 방향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