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BNK증권, 신명호표 IB 강화 '삐걱'반년만에 인수금융 인력 이탈…RWA 한도 증액 '요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5-01-10 14:08:0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4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을사년을 맞이하는 BNK투자증권 기업금융(IB) 파트의 어깨가 무겁다. 인수금융으로 정통 IB에서의 미진한 수익률을 보완한다는 계획이 삐걱거리는 탓이다. 지난해 전문가들을 대거 수혈하고 전담 부서도 신설했지만 반년만에 인력 이탈과 조직 와해를 면치 못했다.신명호 대표의 바람대로 AA급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IB 반등이 필수적이다. 다만 영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 사업 확장을 위해선 위험가중자산(RWA) 한도 증액이 불가피하나 지주의 협조는 요원한 상황이다.
◇반년만에 인수금융 전문가 이탈…영업 여건 불충분 '지적'
을사년 BNK증권은 IB 강화 흐름을 유지하되 실질적인 수익을 낼 창구 마련에 돌입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으로 대변되는 정통 IB가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인수금융 딜 소싱을 확대하고 자문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그러나 새해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인수금융 비즈니스의 핵심인력으로 지난해 영입된 김미정 전무와 김형조 상무가 최근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시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련 업무를 전담하던 IB금융본부도 조직 개편을 거쳐 폐지됐다. 본부장과 부서장직에 공백이 생겼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두 사람의 이동과 관련해 BNK증권 관계자는 "경영진의 판단과 개인사가 걸려 있는 사안이라 이직 배경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공식적인 입장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를 두고 영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제반 여건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려고 하지만 막상 실무단에서 막히는 기조가 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영업 일선에서도 사측으로부터 제약이 많아 불만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BNK증권 인수금융 파트도 회사 간판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적 연결고리들을 총동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SK그룹이 계열사 리밸런싱 작업으로 한창일 때 IB금융본부 수장들은 미래에셋 시절부터 이어온 인연을 바탕으로 차입 주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공격적인 오퍼가 어렵다 보니 주관 지위를 확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IB 강화' 엔진 잡음…RWA 한도 증액 '요원'
인수금융에서의 잡음은 BNK증권의 성장 청사진 자체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소다. 신명호 대표는 향후 3년 이내로 'A+, 안정적'인 회사의 신용도를 'AA급'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부동산 PF 부실이 온전히 정리되는 걸 넘어 IB 섹터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지난해 정통 IB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들이 있었지만 수익 안정화 구간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인수금융 등 대안 비즈니스의 활용이 절실한 이유다. 2024년 3분기 별도 기준 BNK증권의 누적 인수수수료 및 금융자문료 수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486억원) 대비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정통 IB는 기업금융 중에서도 수익성이 낮아 투자수익률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인수금융 등 딜 하나하나에 총력을 기울이는 방향을 병행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인수금융 비즈니스의 올스톱 가능성은 희박하다. IB금융본부는 폐지됐지만 산하 부서인 IB금융부와 인수금융부는 기업금융본부로 편입되며 명맥을 이어갔다. BNK증권에서 김미정 전무와 함께 딜 소싱에 주력하던 김인수 상무도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영업 환경이 급격하게 개선될 가능성도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경쟁사를 제치고 딜을 소싱하려면 공격적으로 제안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RWA 한도 증액이 불가피하다. 회사 차원에서도 지주의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그룹 RWA 한도가 감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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