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승부수]현정은 회장, B2B 말고 일반고객 목소리 귀기울인 배경은엘리베이터 산업 패러다임 변화 발맞춘 듯…리모델링·서비스 강화 전망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08 07:17:1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은 올 한해 기업 고객보다 일반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리모델링·서비스 부문에서 매출액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올해도 '지속가능경영'을 또 다른 키워드로 제시했다.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친화 정책 강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반 고객' 강조한 현대그룹, 중요해진 리모델링·서비스
현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강조하면서 "고객에 대한 인식을 진지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장은 직접 일감을 주는 기업 고객이 더 중요하겠지만 궁극에는 우리 제품을 실제로 이용하는 고객의 니즈를 읽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 등 주요 계열사의 고객 전략이 기업을 중심으로 짜여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사업,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와 IT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조 대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제품은 더 이상 B2B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다"며 "고객을 세분화하고 변화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일반 고객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의 매출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이다. 본래 신규 승강기 부문을 중축으로 리모델링과 서비스 부문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면 최근 이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건설 경기 불황에 따라 신규 승강기 수요는 하락하고 있다.
반대로 승강기 안전 규정은 강화되면서 리모델링과 유지·보수 서비스 수요는 늘었다. 신규 승강기는 건설사가 고객이지만 승강기 교체나 유지·보수 등은 마케팅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에서 펼칠 만큼 일반 고객 선호도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신규 승강기 사업부문은 매출액과 수주 모두 전년대비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부문은 매출액이 같은 기간 36.9% 늘었다. 서비스 사업부문은 수주와 매출액 모두 순증했다. 두 부문은 점유율도 전년대비 상승했다. 리모델링과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72.4% 증가했다.
시장 전망도 엇갈린다. 신규 승강기 부문은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리모델링과 서비스 부문은 시장의 점진적 성장과 수요 확대를 기대했다.
◇'국제기준' 맞춘 경영·주주환원…효율화도 과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가능경영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현 회장이 2023년 11월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 후 꾸준히 내놓는 화두다. 현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 "지배구조 선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시스템으로 정비를 마무리했다"고 적었다.
올해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재차 언급했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분리와 주주친화 정책 강화 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7년까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등의 주주환원책을 내놨었다.
사업 효율화도 외부 투자자들이 요구한 사안 중 하나다. 구체적인 효율화 방안은 조 대표가 제시했다. 해외법인의 방향 조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해외법인들은 낮은 수익성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조 대표는 법인별 실적을 분석하고 리스크 요인별 관리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외법인도 승강기 교체(MOD)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기지인 중국과 베트남, 튀르키예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MOD 시장과 부품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북미와 사우디, 인도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맞춤형 제품 개발에 나서자고 했다.
현 회장은 신년사 말미에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어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고 정 명예회장의 '포기하면 실패고, 승리한다고 믿으면 영원히 승리하는 것이 인간'을 인용해 "성공 DNA를 일깨워 현대만의 정신적 자산을 만들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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