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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승부수]하이브의 20주년, '멀티홈 마켓 전략'으로 연다현지화로 승부, 미국·라틴·일본 거점 확장…아티스트·IP 확보 '사활'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07 10:00:4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는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멀티홈(Multi-home) 마켓 구현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멀티홈은 지난해 8월 하이브가 발표한 새로운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미국, 일본, 라틴아메리카를 한국과 같은 홈마켓으로 삼아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는 2025년 신년사에서 향후 10년을 '대도약의 시기'로 규정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향후 3년을 멀티홈 마켓 전략의 성공을 위한 핵심 기간으로 강조했다. 각 지역에서 한국 아티스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진 현지 아티스트와 IP(지적재산권)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향후 10년, '멀티홈 전략'으로 대도약 토대 마련"

6일 하이브에 따르면 이 대표가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신년사에서 "2025년은 하이브 창립 20주년으로 매우 특별한 해"라며 "지난 20년이 태동기와 기반을 다지는 성장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대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브의 대도약을 위해 올해를 포함한 향후 3년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비결의 핵심인 제작과 솔루션 사업구조를 확대할 토대를 다지는 시기라서다.


이 대표는 당장 집중할 최우선과제로 ‘멀티홈 마켓 구현’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가 글로벌 톱클래스 플레이어가 되려면 각 지역별로 한국 아티스트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와 IP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음악사업은 올해를 ‘멀티홈 마켓 구현의 원년’으로 삼아 지역별 멀티레이블과 솔루션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멀티홈 마켓 구현은 지난해 선포한 하이브2.0과 맥락이 통한다. 하이브는 지난해 8월 새 경영전략으로 ‘하이브2.0’을 발표했는데 이 중 핵심이 멀티홈, 멀티장르(Multi-home, Multi-genre)였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해 8월 열린 2024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당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시 “하이브가 본사를 둔 한국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홈마켓으로 보고 투자해 현지사업을 육성한다는 개념”이라며 “글로벌 주류 음악시장에서 현지 사업자라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멀티홈 마켓 전략의 대표적 성과로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제시했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데뷔한 캣츠아이는 더블 타이틀곡 <터치(Touch)>로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의 '올해 최고의 노래 50선'에 선정됐다. 또한 빌보드 최신 차트(미국 제외)에 지난해 9월 14일 첫 진입한 이후 13주 연속 차트인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캣츠아이처럼 현지 아티스트를 계속 데뷔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하이브는 미국에서 신규 아티스트 그룹의 데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이브라틴아메리카에서는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해 선발한 아티스트를 올 하반기에 데뷔시킬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멀티 레이블 기반을 다지고자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이니셔티브가 구축되면 향후 일본인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그룹이 데뷔할 것으로 전망된다.

◇K팝 너머 '로컬 플레이어로 승부', 하이브 청사진은

이런 행보는 하이브가 오랫동안 추구한 글로벌 전략이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상 하이브가 멀티홈 마켓 전략을 강조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2023년 열린 한 행사장에서 “K팝에서 K를 떼야 한다”며 “K팝은 이제 더 넓은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도 과거 주주총회 등 공식석상에서 “K팝에서 벗어나 음악사업의 영역을 전반적으로 넓힐 것”이라고 발언해왔다.

청사진을 실현하고자 하이브는 수년간 해외 레이블 인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왔다. 현재 하이브가 보유한 주요 해외 레이블에는 QC미디어홀딩스, 엑자일뮤직, 이타카홀딩스 등이 있다. 특히 하이브의 미국레이블인 하이브아메리카의 종속회사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는 데에는 1조원 넘는 돈을 썼다.

이밖에 QC미디어홀딩스, 엑자일뮤직 등을 인수하는 데에도 총 수천억원을 지출했다. 해당 기업들은 하이브의 해외 레이블인 하이브아메리카, 하이브라틴아메리카 등이 나눠서 거느리고 있다.

해외사업을 향한 대규모 투자는 여기에서 끝이 아닐 수 있다. 하이브가 올해 음악사업에서 멀티홈 마켓의 원년을 선포하며 미국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아티스트 데뷔를 예고한 만큼 추가 자금 집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도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수많은 도전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사업과 조직을 재편하고 재무와 투자 관점에서 리밸런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배경과 목적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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