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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새 팬플랫폼 '베리즈'…디어유 시너지 주목 새 대표 장윤중의 선택, 지난해 말 상표권 출원 채비…영역 조율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07 10:01:0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팬덤 플랫폼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지난해 음악사업 전문가인 장윤중 대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로 선임되면서 기대됐던 변화의 움직임이다. 팬덤 플랫폼 사업은 음악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시장 잠재력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관건은 계열사와 시너지 여부다. 팬덤 플랫폼 사업은 SM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인 디어유가 주력으로 삼는 분야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유료 서비스 ‘버블’로 강력한 입지를 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방향성에 따라 자칫하면 '제살 깎아먹기' 경쟁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보인다.

◇'베리즈' 상표권 출원...팬덤 플랫폼 준비 본격화

6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팬플랫폼 명을 '베리즈(BERRIZ)'로 삼고 올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덤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출시 일정 등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상표권 출원까지 해 둔 상태로 확인됐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12월 4일 베리즈(BERRIZ) 상표권을 출원했다. 출원 대리인은 특허법인 지평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팬덤 플랫폼 사업을 신사업으로 눈여겨 보는 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경쟁자가 많지 않고 성장성이 좋다는 이점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랜 기간 음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료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음악플랫폼 멜론(Melon)을 운영하는 한편 글로벌 K팝 아티스트를 양성하고 음악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에 속한 아티스트로 아이브와 아이유 등이 있다.

카카오그룹에서 음악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상당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2023년 음악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1조7239억원이다. 이 기간 카카오 전체 매출에서 23%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더 커졌다. 2024년 3분기까지 음악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1조45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사업 성과는 그룹의 미래 전략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카카오그룹은 경영방침으로 ‘비욘드 코리아’를 내세우고 있는데 여기에 음악사업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음악사업 전문가인 장윤중 대표를 권기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도 이를 본격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겨졌다. 베리즈 등 팬덤 플랫폼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도 장 대표와 권 대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K팝 팬덤 플랫폼 시장은 현재 하이브의 위버스컴퍼니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어유가 주도하는 양강 체제로 구성돼 있다. 2021년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의 결과다. 당시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는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에,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는 디어유에 각각 인수됐다. 기존 4개 사업자 체제에서 현재의 과점 구도로 변화했다.

시장 성장잠재력도 좋은 편이다. 공식적으로 팬덤 플랫폼 시장 규모를 밝힌 자료는 없지만 하이브는 2020년경 해당 시장 규모를 7조9000억원으로 추산 중이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2023년까지 해마다 가파른 외형성장세를 구가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팬덤 플랫폼 시장 규모는 훨씬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엔터, 디어유와 시너지 혹은 경쟁 '고차방정식'

이런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사업 진출에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계열사인 디어유와의 사업 영역 설정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그룹에 편입되면 디어유의 시장 경쟁력이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장 진출 선언으로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지 불확실해졌다.

디어유는 K팝 팬덤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다. 2017년 7월 모바일 노래방사업을 위해 설립됐만 2019년 아티스트 전용 팬 커뮤니티 플랫폼 리슨(Lysn)을 출시하며 팬덤 플랫폼으로서 변신을 꾀했다.

리슨의 성공을 발판으로 2020년 2월 버블 서비스를 출시했다. 버블은 유료 구독자에게 아티스트의 비공개 콘텐츠를 제공하고 1대1 메시지 형태의 소통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디어유는 버블에 힘입어 폭발적 실적 성장세를 구가했고 코스닥에 상장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최대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도 확보했다. 디어유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를 주축으로 약 600여명의 아티스트가 입점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와 경쟁하거나 디어유의 입지를 약화하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면 이는 단순한 계열사 간 갈등을 넘어 주주간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디어유의 2대 주주는 JYP엔터테인먼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디어유 지분을 18.05% 보유하고 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디어유가 상장사인 데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와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팬덤 플랫폼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어유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준비하고 있는 팬덤 플랫폼은 버블과 다른 형태의 서비스로, 디어유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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