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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타임폴리오, '1조 밸류' 리브스메드 꽂혔다 프리IPO 포함 600억 집행…미국 ISRG 필적 기술력

구혜린 기자공개 2025-01-13 10:50:2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의료기기 생산기업 '리브스메드'에 누적 600억원을 투자해 눈길을 끈다. 단일 비상장사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피어그룹에 속하는 유사 기술을 지닌 미국 기업이 시가총액 300조원대로 성장했다는 점, 지난해 의료대란에도 불구하고 실적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에 착안해 고밸류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일 비상장사 투자건 최초, 누적 600억 '베팅'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비상장사 리브스메드가 진행한 약 2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참여를 확정했다. 투자 규모는 126억원으로 이번 라운드 최대 재무적투자자(FI)로 파악된다. 100억원은 리브스메드가 발행하는 신주 인수 대금이며 26억원은 엑시트를 필요로 하는 기존 주주로부터 구주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투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팔로우온(후속 투자)에 따라 리브스메드에 대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누적 투자금은 총 600억원으로 늘었다. 리브스메드에 최초 투자한 것은 지난 2022년 진행된 시리즈E 라운드다. 이어 2023년 10월 진행된 브릿지와 이번 프리IPO 라운드까지 참여해 누적 기준 신주 400억원, 구주 200억원가량 인수했다. 지분율은 2023년 말 기준 8.57%로 이정주 창업주, 스톤브릿지벤처스에 이은 3대 주주다.

비상장사 투자 케이스 중 최대 규모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구조상 벤처캐피탈(VC)과 같이 단일 비상장사에 수백억 투자를 진행하긴 어렵다. 투자 주체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대체투자1본부다. 대표 개방형 펀드와 다수의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본부는 그간 다양한 비상장사에 투자를 진행해왔으나, 단일 기업에 600억원 상당 투자를 진행한 것은 리브스메드가 최초다.

지분을 저가에 샀다고 보기는 어렵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리브스메드가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를 인수한 2022년 시리즈E 라운드, 2023년 시리즈E 브릿지 라운드 당시 프리머니 밸류에이션은 7000억원이었다. 이번 프리IPO 라운드도 유사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극초기 라운드부터 투자한 스톤브릿지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 등 VC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밸류에 투자금을 집행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실적 80% 성장, '시총 300조' ISRG 대항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대규모 투자를 이해하려면 리브스메드의 피어그룹을 살펴봐야 한다. 리브스메드가 개발·생산하는 주요 제품은 복강경 수술기기 '아티센셜'이다. 외과 수술시 인체에 들어가는 집게 부분이 일자형이 아닌 다관절로 구성돼 정밀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이 분야의 선발주자는 일명 '다빈치 로봇수술'로 잘 알려져 있는 다빈치 수술기기를 생산하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SRG)이다.

이날 기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시가총액은 약 280조원이다. 시장 독점성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로봇 수술기기 활용이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인데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 기업은 사실상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유일하다. 미국 시장점유율도 1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주요 기술의 특허보호 시한이 만료되고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FI들은 리브스메드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기술력을 능가하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리브스메드의 아티센셜과 다빈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관절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다빈치는 60도, 아티센셜은 90도)으로 2배 이상의 관절 성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또한 암수술 뿐만 아니라 전체 복강경 수술에 아티센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에 등재돼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다빈치를 앞선다.

지난해 의료대란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리브스메드의 2023년 기준 연결 매출액은 173억원이다. 국내에서만 1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 기준 약 80%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된다. FI 측은 "의료대란으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 난 의료기기 업체들이 많은 반면 리브스메드는 2차 병원을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해 실적이 성장했다"고 평했다.

리브스메드는 내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IPO 시 아티센셜을 넘어서 고가의 장비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스메드 관계자는 "5mm 기구 출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해 기술성평가에서 AA등급을 획득했다"며 "올해도 해외 대형 계약, 신제품 해외 데모 등 마일스톤들이 연속적으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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