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시아 크립토 생크션 리스크]빗장 푼 홍콩, 경쟁 국가 따라잡으려 '개방적' 기조 선택전통금융 참여 독려…거래소 라이선스 발급 속도 올린다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16 09:33:12

[편집자주]

아시아 금융허브로 불리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쟁이 거세다. 이미 전통금융에서 맞붙은 이들의 다음 결전지는 가상자산이다. 홍콩이 중국 본토 리스크로 흔들리는 사이 싱가포르가 상당 규모의 가상자산 자본을 흡수했다. 이후 무분별한 진입으로 자금세탁 리스크가 불거지자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홍콩은 뒤늦게 크립토 시장에 문호를 개방하며 역전을 노리는 중이다. 중국 본토의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가상자산을 대하는 아시아 금융 허브의 역동적인 규제 변화 상황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 가상자산 산업 규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 금융권 참여 독려다. 금융권 진입에 다소 보수적인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아시아 금융허브의 공통된 특성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역시 은행의 가상자산 기반 금융상품을 출시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여기에 홍콩을 떠났던 가상자산 기업, 일명 '크립토 네이티브' 기업의 복귀도 기대하는 모양새다. 2023년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제도를 시행한 후 해시키 등 일부 거래소에 정식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이 있자 홍콩 정부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속도를 내기로 약속했다.

◇은행도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 가능

홍콩은 기존에 구축해 놓은 금융규제를 활용해 가상자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통금융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가 이를 주관한다.

2023년 6월 가상자산 개인거래 허용을 위한 가상자산거래플랫폼(VATP)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했다. 홍콩 내 VATP는 증권선물법(SFO)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대상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AMLO) 관련 법안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사업 유형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세분화돼 있다. 기본 사업 유형인 1종(VA-1)은 거래소 등 거래 플랫폼 운영에 필수다. 수탁(커스터디) 사업을 위해서는 2종(VA-2) 라이선스가 추가로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 개방 선언 후 홍콩 내 전통 금융기관은 활발히 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ZA뱅크는 지난해 11월 VA-1 라이선스를 획득해 소매 고객 대상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ZA뱅크는 홍콩 인터넷전문은행 중 한 곳이다. 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해시키와 협업해 미국달러와 홍콩달러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인터넷은행 목스뱅크는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홍콩은 지난해 4월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바 있다. 현재는 홍콩의 적격투자자,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에 한해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가상자산 현물 직접 매입과 환매가 가능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금융사 간 가상자산 현물 거래가 제한되어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기업이 백단에서 현물 처리를 담당한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사의 직접적인 가상자산 노출을 제한하면서 나온 구조다. 홍콩은 잃어버린 가상자산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비교적 개방적인 노선을 선택했다.

◇2025년, 라이선스 취득 거래소 증가 전망

가상자산거래소 진입을 통한 시장 활성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기업은 총 7개다. 지난해 10월 홍콩가상자산거래소(HKVAX)가 새 규제 체제에서 첫 VATP 승인을 받았다. 이전에는 OSL과 해시키 두 곳만이 각각 2020년, 2022년 구 규제 체제에서 라이선스를 획득한 상태였다.

2023년 12월에는 홍콩비트엑스(HKbitEX), 어큐뮬러스(Accumulus), 디에프엑스랩스(DFX Labs), 이엑스아이오(EX.IO) 등 네 곳이 추가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홍콩은 예비인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방지법 준수 기업에 '라이선스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신청자' 자격을 부여한다. 현재 신청 대기 중인 11개 업체 중 크립토닷컴, 매트릭스포트홍콩 등 7개 사가 예비인가를 받았다.

다만 처리 속도가 더딘 점은 시장의 불만 요인이다. 바이비트, 오케이엑스 등 중국계 대형 거래소들이 라이선스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바이비트는 올해 상반기 중 재신청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런 반응을 인식한 홍콩 정부는 속도를 내겠다고 업계에 약속했다.

이에 조셉 찬(Joseph Chan) 홍콩 재무부 차관은 지난 연말 회의에서 "SFC의 신속한 처리를 촉진하고 가상자산 거래플랫폼 운영을 위한 자문단을 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