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카카오 리빌딩]카나나, 'AI 신사업' 책임 막중…SaaS 진출까지 구상④B2C·B2B 투트랙 전략…덩치 커지는 '서비스 담당' 카나나엑스 조직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16 09:31:33
[편집자주]
조직도에는 각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업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IT 기업은 트랜드 대응, 경영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비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난 한 해 카카오는 다사다난했다. 창업주의 법정구속부터 AI 사업 약화까지 다양한 논란을 겪었다. 탄탄한 조직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카카오는 직급 체계 간소화부터 AI 조직 신설까지 마쳤다. 연중 세부 개편도 몇차례 단행했다. 이제는 사업 성과를 낼 시간이다. 더벨은 카카오 조직도를 파악해 그 속에 담긴 2025년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올해 테크기업들의 가장 큰 목표는 AI 주도권 확보다. 기존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AI 네이티브 앱 출시를 준비하면서 기술 트렌드에 대비하고 있다.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여타 빅테크 기업들처럼 한때 한국어 버전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개발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단순 LLM만으로는 앤트로픽, 오픈AI 등 해외 기업과 맞대결하기 늦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AI 서비스로 타깃하고자 하는 고객군에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포함돼 있다. 가능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선택으로 관측된다. 그렇다고 LLM을 버린 건 아니다. 카카오만의 속도로 한국형 LLM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카나나 '원툴' 아냐…챗봇부터 추천 서비스까지 다각도 '고심'
카카오의 AI 사업 방향은 조직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각각 카나나알파, 카나나엑스라는 조직을 별도로 만들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의 테크 조직 산하로 편입시키지 않고 각 리더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AI 전담 대조직을 구성했다.
김병학 카나나알파 리더, 이상호 카나나엑스 리더는 각각 펑션오너(FO), 프로젝트오너(PO)라는 직함으로 불린다. 오너, 즉 카카오 AI 사업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미니CEO라고 부르기도 한다. 권한만큼 AI를 성공시켜야 하는 책임도 막중하다.
이상호 리더가 이끄는 카나나엑스는 서비스에 집중한다. 이 리더는 SK텔레콤 출신이다. 재직 시절 AI 음성 스피커 '누구'를 개발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카카오가 AI 사업 확대를 위해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으나 조직을 개편하며 성과리더 겸 PO라는 새 직함을 달았다.
카카오가 AI 서비스에 주력하기로 했기에 카나나엑스 산하에는 △AI서비스개발 △AI챗스튜디오 △AI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AI세이프티 △AI시너지 등 다수의 팀이 포진해 있다. 올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AI 비서 서비스 '카나나' 외에도 AI를 활용한 B2B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SaaS 팀이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가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고객사를 확보해 B2B로 AI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카카오의 방향성이 읽힌다. 그 일환에서 AI 시너지 팀도 새롭게 배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국내서도 IT 서비스 기업들이 AI SaaS 상품을 출시해 활발히 홍보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자체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인 '패브릭스'와 AI 기반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을 시장에 내놨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고객사 분야에 큰 제한을 두지 않고 전환을 도와주는 IT 서비스 기업과 달리 잘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정해두고 핀포인트 B2B 사업을 추진할 것 같다"며 "내부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플랫폼 기업으로 강점을 보였던 추천, 학습 등 분야를 SaaS 사업에 접목시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AI챗스튜디오 팀은 카나나 서비스 개발만 서포트 하는 조직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별도 앱으로 출시할 예정인 카나나 외에 기존 서비스와 AI를 접목해 보고 채팅 형태의 유사 서비스를 개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 AI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어 멀티모달 성능으로 승부수…AI 연구·개발 지속한다
서비스 기반이 될 기술 연구는 카나나알파에서 전담한다. 카카오브레인의 연구개발 업무를 계승한 조직이다. 구조는 카나나엑스에 비해 비교적 간결하다. 연구 목적에 따라 AI엔지니어링, AI멀티(모달)모델, LLM 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형 LLM인 'Ko-GPT'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 결국에는 자체 LLM을 도입해야 비용, 튜닝 등 다방면에서 자유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한국어 성능, 글로벌 진출을 위한 영어 기능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외적으로 성과를 드러낸 건 멀티모달 언어모델 팀이다. 멀티모달이란 단순히 채팅형으로 텍스트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등 여러 형태의 정보를 처리하는 언어모델을 뜻한다.
카나나알파에서는 현재 이미지와 텍스트를 다루는 '카나나브이(V)'와 여기에 오디오까지 더한 통합모델 '카나나오(o)'를 개발하고 있다. 작년에 카카오브레인이 공개했던 '허니비'에 비해 한국어, 영어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실제 서비스에 적용시키려면 한국어가 적힌 이미지를 전달했을 때 AI가 이를 오류 없이 읽어내고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카나나알파에서도 이상적인 AI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어를 끊임 없이 학습시키는 중이다. 한글, 한글로 작성한 도표, 한국 문화 지식 등을 주입하면서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영어 성능 강화도 계속한다. 아직 영어 부분에서 카나나V멀티모달 성능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비해 뒤쳐진다. 하지만 문서 이미지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는 94.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GPT-4옴니(o)는 92.8점으로 뒤를 이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나나 조직 산하에 여러 TF도 구성하면서 다각도로 AI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라며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는 기조"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력과 서비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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