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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장 전략 대전환 선포 1년]급물살 탄 그룹 새판 짜기, 속도보다 방향 '무게'⑤롯데렌탈 지분 매각 가속도, 넥스트 스텝 신중 기하는 '경영혁신실'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16 07:47:45

[편집자주]

2024년 1월 말,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CEO의 메시지는 기업의 생존과 도약에 있어 결정적이다. 신 회장의 발언 이후 그룹 내부에 긴장감이 돌았고 작년 말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은 전략 실행에 불을 붙였다. 더벨은 신 회장의 메시지 이후 숨 가빴던 롯데그룹의 1년간의 행보를 분석하고 향후 전략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롯데그룹을 훑고 간 '유동성 위기설' 태풍은 '선택과 집중' 전략 방향에 가속 페달을 밟는 계기가 됐다. 신동빈 회장의 성장 전략 대전환 선언에도 여전히 소극적 무드였던 롯데그룹은 2024년 연말을 기점으로 재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보였다.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분석하며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 정리를 위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 외부 변수에 따라 박자가 빨라진 것이다. 롯데렌탈 매각 작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자 자본시장에서는 다른 자산도 눈높이가 맞으면 팔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잠재 매물 후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매각 후보 중 일부는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는 반면, 상당수는 현금 창출력이 낮아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 재편의 총대를 메고 있는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이 향후 시장의 기대치와의 간극을 어떻게 좁히며 새로운 판을 짤지가 주목된다.

◇재무 리스크 해소 분주, 속도감 있게 추진된 롯데렌탈 매각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 28일 '2025년 정기임원 인사'를 발표한 후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롯데지주 재무팀과,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가 참석해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고 향후 사업 방향 등을 공유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재무 리스크로 거론되는 이슈 들을 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이 당시 관심사였던 롯데케미칼 회사채 조기상환 리스크 등은 일단락 된 상황이다. 같은 해 12월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EOD 사유 발생에 대한 웨이버(일시적 적용 유예)를 취득하고 재무비율 요건 등도 삭제하면서 조기상환 리스크를 해소했다.

이후 그룹이 내놓을 수 있는 계열사와 점포 자산 등이 잠재적 매각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빠르게 매각이 타진된 것이 롯데렌탈이다. 기업설명회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롯데칠성음료의 서초동 부지와 롯데렌탈 등의 매각 여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당시 롯데 측은 롯데렌탈의 경우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매각 소식이 들렸다. 2024년 12월 6일 호텔롯데는 이사회를 결고 롯데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56.2%다. 매각 금액은 1조6000억원 규모다. 이 자금이 유입되면 호텔롯데의 재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향후 IPO 작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도 호텔롯데의 롯데렌탈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신용도 개선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신평 측은 "매각 대금은 차입금 축소와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으로, 실적 부진 장기화로 저하된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완해 재무부담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신사업 투자 '투 트랙', 총대 멘 롯데지주 노준형 사장

이 외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작업이 빠르게 검토되고 있다. 롯데쇼핑도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 부실 점포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3~4성급 호텔(L7, 롯데시티호텔)을 정리해 약 6000억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을 짜고 있다.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 및 고정비 절감을 위한 영업면적 축소 등도 병행한다.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의 방향성은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제고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롯데지주는 기존 핵심 사업과 신사업을 정리했다. 기존 핵심 사업은 식품·유통·화학·인프라로 정했고,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계속 강조해오던 방향과 같았다. 바이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이다.

기존 핵심 사업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사업과 자산을 효율화 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기존 핵심 사업에서 매각을 통해 확보된 유동성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사업 재편의 총대는 롯데지주의 경영혁신실이 맡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각 계열사를 관리하고 신사업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2025년 정기 인사에서 롯데지주는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의 기능을 합쳤다. 기능이 강화된 경영혁신실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노준형 실장이 이끈다. 노 사장은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로 평가받아 2023년부터 경영혁신실장을 맡았는데 2025년 인사를 통해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노 사장은 롯데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추진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그룹사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그룹 내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정리 대상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다음 타자가 될 매물로 다수의 계열사가 거론된다. 롯데그룹의 유일한 금융사인 롯데캐피탈이 알짜 매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하이마트, 우리홈쇼핑 등이 후보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지만 과거 대비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계열사라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하이마트이 경우 롯데그룹이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시나리오라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매각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매력이 충분한 매물이지만 매각가를 두고 입장차가 있어서 딜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노 사장이 이끄는 경영혁신실은 자본 시장 업계에 명분없는 헐값 매각은 없다는 기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의 작업의 향방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등이 매물로 등장하면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의 잠재 매물은 매각가격에서 눈높이 차이가 있어서 빠르게 진행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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