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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유압 로봇 강자 KNR시스템, '휴머노이드' 대표주 부각노동력 대체 핵심 '유압제어기술', 포스코·핵융합연구원·항우연 등 '러브콜'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14 14:03:4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7: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케이엔알시스템 주가가 본격 반등세로 접어든 모습입니다. 최근 반년 전 주가인 1만원대를 단번에 회복하면서 힘을 받고 있죠.

반등은 드라마틱하게 이뤄졌습니다. 연말까지 6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올해 초로 들어서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죠.

시작점은 지난 2일이었습니다. 이날 케이엔알시스템은 전일대비 25%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동종업계 코스닥 상장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이 나오면서였죠. 시장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자회사 편입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했습니다. 이날 로봇 섹터에 속한 상장사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탄 배경입니다.


이후로도 주가는 몇 거래일간 강세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또 한번 큰 상승이 나왔죠. 지난 9일 LG전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LG전자 CEO인 조주완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 현장에서 직접 한 발언이라 파급효과가 컸습니다. 이날 케이엔알시스템 주가는 24.97%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국내 전자업계를 양분하는 두 대기업이 직접 나서면서 산업 전체가 다시 집중 조명받는 분위기입니다. 로봇 섹터 전반에 걸쳐 수급이 몰리는 가운데 진정한 기술 업체가 어디인지 가려내는 ‘옥석가리기’도 함께 이뤄지고 있죠.

◇Industry & Event

케이엔알시스템은 유압 및 전동 정밀제어 기술을 적용한 시험장비와 유압로봇시스템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창업 아이템인 시험 장비 사업을 발판으로 차기 주력 사업인 유압 로봇 부문이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주목할 만한 사업은 유압 로봇 부문입니다. 창업 초기 각종 시험 장비들을 하나씩 국산화 시키면서 사업을 확장하던 중 유압 로봇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구축된 포트폴리오죠. 국내 상장사 중 유압 동력 장치 관련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이번 로봇 테마 수혜 역시 유압 로봇 부문이 기반이 됐습니다. 국내 증시 로봇 섹터 내에서 최근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 대부분이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에선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만을 갖고 있는 편이지만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다수 보유 중인 곳으로 꼽힙니다.

인간의 신체를 사실감 있게 모방하고 강도 높은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선 유압 구동 시스템을 구동해야 합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이 10kg 중량 이상을 들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유압 구동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죠.
KNR시스템 유압 로봇 관련 주요 제품

시장에서는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압 구동 로봇에 들어가는 각 부품 및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장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기술기반의 유압로봇시스템은 국내에서는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일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외업체로는 보스톤 다이내믹스와 Schilling Robot이 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로봇 섹터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마저 보유 중인 로봇 기술 대부분이 전력으로 움직이는 전동 구동 방식 기반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유압 구동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는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케이엔알시스템은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과정에 필요한 부품들을 납품한 이력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아틀라스'에 케이엔알시스템의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가 양산을 위한 도입 검토 부품으로 제공된 바 있죠. 로터리 액츄에이터는 유압 로봇의 관절 부분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그룹을 비롯해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한국수력원자력,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다수의 기업·기관이 케이엔알시스템 제품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유압로봇 관련 핵심기술 및 부품을 제공받기 위해 협업한 국내 기업은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일합니다.

◇Market View

유압 로봇 분야 기대주인 만큼 증권가의 관심도 일정 수준 이상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회사 상장 당시 낸 보고서에서 케이엔알시스템에 대해 ‘국내 유일의 유압로봇 전문기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시험장비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운데 로봇 개발 프로젝트의 상용화 및 해외 대형 수주가 성장을 이끌 전망”이라며 “고객사와 유압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다수의 프로젝트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해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상용화 제품이 순차적으로 누적됨에 따라 로봇 분야의 매출 기반은 지속 확대될 예정”이라며 “일부 프로젝트는 연 단위의 정기 납품도 계획되어 있어 실적 안정성에도 긍정적이고 해외 대형프로젝트 또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케이엔알시스템 재무부문의 키맨으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신건식 경영지원본부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신 본부장은 이날 더벨과의 통화에서 자사 로봇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로봇은 특정 환경에서 인간이 다루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 수행해야 한다”면서 “깨끗하고 잘 통제된 환경이 아닌 저온 또는 고온을 비롯해 분진이나 진동이 심하다거나 폭설과 폭우를 감내하기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심지어 우주공간, 방사능이 나오는 원자력로 안에서 아무 오류 없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만들기가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라며 “이 같은 기술의 상용화 및 대중화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현재까지 우리가 유일하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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