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VC 협회장 선거]'클럽 딜' 인연 호형호제, 회추위 표심 '갈팡질팡'오는 24일 최종 후보 결정, 개별 물밑접촉 활발…투표방식 두고 고심
이영아 기자공개 2025-01-15 09:12:0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0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 차기 협회장 선거가 사상 첫 경선을 앞둔 가운데 후보들의 치열한 물밑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종 후보를 선출해야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습이다.VC업계는 클럽 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승자독식을 노리고 경쟁하는 여느 금융업계와달리 하우스 대표들끼리 두루두루 가깝게 지낸다.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회추위 각 멤버들과 나이, 지연, 학연, 직장, 모임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역으로 회추위 입장에선 4명 가운데 누구를 택일해야 할지 쉽사리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 선출 방식을 놓고도 여러 의견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VC협회 부회장사 대거 출마…개별 접촉 치열
1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회추위를 앞두고 후보 4명은 물밑접촉을 강화하는 등 벌써부터 선거전으로 돌입한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후보들 모두가 이사들한테 개별 접촉해 선거운동이 양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 16대 VC협회장 선거는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 등 4명이 도전장을 내면서 사상 최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회추위는 이 중 2명을 추려 최종 후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회추위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추위는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VC협회에서 3명(협회장, 상근 부회장, 감사), VC협회 부회장단에서 10명(케이넷투자파트너스·미래에셋벤처투자·아주IB투자·컴퍼니케이파트너스·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벤처스·SJ투자파트너스·스틱벤처스·한국투자파트너스)이 회추위에 참여한다.
회추위 소속 VC 대표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여러 인연으로 얽혀있는 후보가 여러명인 탓이다. 4명의 후보 모두 업계에서 20년 이상 몸 담은 '베테랑' 인력들이기 때문에 '호형호제'할 정도로 두터운 교분을 쌓아온 사람들도 많다.
특히 VC 부회장단 하우스 3곳의 대표가 출마선언을 한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모두 부회장사로 오랜기간 활동해 네트워크가 출중한 상황"이라며 "VC협회 부회장사 위주로 꾸려진 회추위는 세 후보와 모두 접점이 있기 때문에 선택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좁은 벤처투자 업계, 친목 활발…투표 관심 집중
오랜 벤처투자 경력을 바탕으로 업무적으로 얽혀 있는 인연도 상당하다. 송은강 대표는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대학동문이자 같이 MVP창업투자를 설립한 전적이 있다. 박기호 대표는 정근호 스틱벤처스 대표가 창립멤버로 있었던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초기 합류해 일한 적 있다. 은행계열 VC 교류가 활발한 특성상 김창규 대표와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의 인연도 주목된다.
주요 후보자들과 회추위 멤버들은 벤컴회를 비롯한 VC협회 산하 친목 모임으로도 묶여있다. 벤컴회는 국내 벤처투자 업계에서 오랜기간 명목을 이어온 모임이다. 주요 VC 대표들이 모여 업계현황에 대해 논의도 하고 정보도 교환하는 자리이다. 30여명의 대표가 꾸준히 참석,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강훈 SJ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지난 4년동안 벤컴회를 이끌어왔다.
출신 하우스를 중심으로 정례적인 친목 모임이 이뤄지기도 한다. 박기호 대표와 김학균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 OB모임에 참석하며 교류해왔다. 해당 모임에는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 또한 자리해 교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출신 학교를 초월해 비슷한 또래끼리 호형호제하며 친분을 나누고 있는 사례도 많다. 박기호 대표와 송은강 대표는 82학번으로 각각 연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출신이지만 교류가 활발하다. 신기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표(81학번) 또한 마찬가지다.
회추위는 투표방식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후보 선정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과 독립적인 절차를 담보해야 하므로 당장 투표 방식을 확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표 방식이 표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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