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100년의 유산]화섬사업서 모색한 기회 '패키징'…친환경 사업 확장⑤국내 페트병 시장점유율 1위, '삼양패키징→삼양에코테크' 선순환 구조
윤종학 기자공개 2025-01-22 12:33:25
[편집자주]
1924년 설립된 삼양그룹은 국내 대표 장수기업이다. 창립 초기에는 식품과 섬유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지만 현재는 식품과 화학, 의약바이오 사업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101살이 된 삼양그룹은 각 부문의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을 키워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삼양그룹의 지난 100년 역사를 통해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 과정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스페셜티 사업의 개발 배경 및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의 패키징 사업은 화섬(화학섬유) 사업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1985년부터 시작된 패키징 사업은 다양한 제품과 고난도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현재는 국내 페트병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무균 포장기술인 아셉틱 시장 지배력은 압도적이다.삼양그룹은 시장 선도 지위를 기반으로 패키징사업을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화섬-패키징-재활용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패키징 사업의 핵심 계열사인 삼양패키징과 삼양에크테크를 앞세워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화섬사업에서 파생된 패키징, 국내 페트병 시장점유율 1위 달성
삼양그룹은 1980년대부터 패키징 사업을 추진했으며 그 시작점은 화섬사업이다. 페트병의 원료는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와 동일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이다. 우리가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용기를 PET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다만 폴리에스터 제조에 사용되는 일반 칩(Chip)과 달리 고상중합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높은 점성의 칩을 사용한다. 앞서 삼양그룹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1979년 삼양종합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분야는 크게 섬유부문과 비섬유부문으로 구분한 가운데 비섬유부문에서는 플라스틱 제품 연구에 집중했다.
삼양그룹이 이미 화섬사업을 영위하고 플라스틱 제품 연구를 진행 중이었던 만큼 페트병을 생산하는 설비만 갖추면 곧바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 사업 진출이 비교적 수월했던 셈이다. 이에 1985년 전주공장에 일일 20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그 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면서 페트 용기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에도 설비 투자를 지속함과 동시에 △고온의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내열병 △탄산가스를 포함한 청량음료의 용기로 특화된 내압병 △내압과 내열성이 우수한 내열압병 △각종 식품용기와 주류용기로 사용되는 상압병 등 쓰임새별로 다양한 형태의 페트병을 개발하며 시장점유율을 키워갔다.
또한 삼양그룹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아셉틱 무균충전 시스템(Aseptic Filling System)을 도입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 기술은 음료의 모든 용기를 살균 처리하고 전체 제조 공정을 무균 상태로 관리하는 첨단화된 음료충전시스템이다. 무균 상태에서 음료를 초고온에서 순간 살균한 뒤 즉시 냉각해 병입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미생물 번식의 위험이 없다.
삼양그룹은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페트병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약 96억개 페트병 중 29%가량을 삼양그룹에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아셉트 시장점유율은 약 70%로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아셉틱은 무균 충전 방식으로 생산돼 상온에서도 오랜기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우유나 차 등 일부 제품권에만 적용됐지만 삼양그룹은 연구개발을 통해 커피, 주스, 스포츠음료 등 다양햔 종류의 음료를 아셉틱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게 기술을 고도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패키징 사업은 과거 페트용기, 프리폼(제형전 용기) 등의 비중이 컸다면 최근 아셉틱 방식의 음료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내 수입된 아셉틱 장비 12개 중 절반을 삼양에서 보유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 우위 요인"이라고 말했다.
◇화섬-패키징-재활용 선순환 구조, 친환경 사업 확대 방침
삼양그룹은 최근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키징-재활용으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페트병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계열사 구조로 살펴보면 삼양패키징-삼양에코테크로 연결된다. 삼양패키징은 PET 레진을 통해 페트병과 아셉틱 방식 음료 등을 생산한다. PET 레진은 폴리에스터의 한 종류로 주로 플라스틱 병, 포장재, 섬유 및 피름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된다. 이후 수거된 폐페트병은 삼양에코테크로 모이게 된다.
삼양에코테크는 2022년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삼양패키징의 100% 자회사로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페트병재활용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양에코테크는 폐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페트 플레이크(PET Flake)와 추가 가공을 거친 작은 알갱이 형태의 리사이클 페트칩(R-Chip)을 생산한다. 삼양에코테크는 연간 2만2000톤의 페트칩과 3만4000톤의 페트 플레이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은 삼양패키징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삼양에코테크 가동률을 높여 수익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외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식품용기 재생원료 사용비율 2030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향후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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