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참석 류진 풍산 회장, '3세 경영' 초석 미국 법인 수석 부사장 장남, 현장서 부친 수행 전망…PMX 적자 지속, 반전 필요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23 07:33:26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4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그의 한미 경제 협력의 매개 역할을 다시 확인한 의미만이 아니다. 이는 풍산그룹이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도 평가된다.동시에 풍산그룹은 현재 후계자로 지목된 3세 로이스 류가 미국 법인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상황이다. 그룹 차원에서 그의 대미 사업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기회이자 로이스 류(사진)가 대외 역량을 키우는 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서 경영 수업 중인 장남…이번에도 류 회장 보좌할까
류 회장은 미국 국적의 장남 로이스 류와 차녀 류성왜 씨를 두고 있다. 이 중 로이스 류는 2022년 4월 미국 생산법인 PMX Industries(이하 PMX) 수석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PMX는 1989년 설립돼 연간 12만톤의 동(구리) 및 동합금 판재·대재를 생산한다. 미국 내 주요 3대 신동 압연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풍산그룹의 대미 외교 거점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 류찬우 선대회장은 1989년 PMX를 설립하며 당시 대통령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와 인연을 맺었다. 부인 바버라 여사가 1992년 PMX 준공식에 참석했으며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PMX에서 진행된 선대회장 흉상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이러한 기반은 풍산그룹이 미국 정치권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실제 류 회장은 아버지 부시와 선대회장의 친교를 계승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이후 방미 사절단 등을 통해 공화당뿐 아니라 주요 외교·안보 라인, 민주당 인사들과도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현지 법인을 넘어 풍산그룹의 대미 외교와 성장의 터로 평가되는 이유다. 실제 풍산은 신동사업뿐 아니라 동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약류를 생산하며 방위산업도 영위한다. 미국 조폐국을 대상으로 한 사업과 미국 중심의 무기체계에 편입된 구조에서 대외 네트워크 형성은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가 돼 왔다.
로이스 류는 최근 류 회장의 대외 활동에 수행원으로 동행하고 있다. 이번 취임식에도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9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에서 류 회장을 보좌하며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승계 기반 강화 노력 필요…PMX 순손실 거듭, 지분율 2.43%
물론 풍산그룹은 '실력'을 중시하는 승계 철학을 가지고 있다. 류 회장은 2023년 한경협 회장 취임 이후 "재벌 2·3세가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과욕"이라며 "전문경영인을 잘 활용하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미국에서의 성과는 이러한 철학 속에 후계 구도를 다지는 중요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PMX와 풍산아메리카의 자산총계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6516억원으로, 태국(1990억원)과 일본(729억원) 등 다른 해외 법인의 총자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 이는 오너 3세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핵심 시험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실적은 엇갈린다. 로이스 류가 수석 부사장직을 맡은 2022년 PMX는 22억원의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손실폭이 6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도 PMX는 약 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연간 적자폭 확대가 유력해 보인다.
반면 미주 동 스크랩 및 원자재 거래를 총괄하는 풍산아메리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247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그러나 로이스 류가 풍산아메리카 스페셜 프로젝트 매니저로 취임한 지 11개월에 불과해 그의 성과로 보기엔 다소 이르다.
승계 기반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로이스 류는 1993년생으로 PMX에 입사하기 전 스탠퍼드대에서 철학과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로펌 밀뱅크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풍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류 회장(37.61%)이다. 로이스 류의 지분율은 2.43%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차녀 류성왜(3.25%)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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