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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신중한' 현대제철 "올해가 작년보다 낫다"전방산업 안정세, 반덤핑 판정 '2말 3초' 예상…미국 투자 "적극 검토 중"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23 16:24:04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제철에 대한 시장 관심은 역시 '반등 가능성'에 집중됐다. 불황이라는 대외 상황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만큼 회사가 스스로 언제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해 다수의 애널리스트가 질문을 던졌다.

해외 거점 투자와 관련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만약 그곳이 '미국'이라면 어느 주에, 무엇을 짓고, 얼마나 투자할 계획인지를 확인하려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4분기 별도 영업익 7억…"올해는 좀 나아질 것"

현대제철은 22일 2024년 경영실적 발표를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김원배 봉형강사업본부장 부사장, 이보룡 판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사업부 임원부터 김광평 재경본부장 전무, 최상건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등 재무라인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실적 발표의 주요 질문은 올해 전망에 모아졌다. 철강 업계 전반이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제철 또한 철강 시황 악화와 건설 경기 둔화로 철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로 인해 후판 시장에서도 밀리며 코너에 몰려 있다.

반덤핑 조사까지 정부에 요청할 만큼 절박한 처지다. 이날 발표한 2024년 연간 실적을 봐도 현대제철은 매출액 23조2261억원, 영업이익 3144억원, 당기순이익 1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61%, 73% 감소했다. 특히 4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영업이익 7억원, 순이익 18억원에 그쳤다.

그렇다면 상황이 나아질 시점은 언제일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에 대한 전망을 집중적으로 물었고,현대제철은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놨다.

김원배 봉형강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상저하고의 흐름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건설 경기가 작년보다 개선돼 전반적인 봉형강 수요가 증가해 2025년은 2024년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보룡 판재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철강 시황은 금리 인하와 중국 부양책 시행으로 가격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반등 모멘텀으로 기대되는 요인 중 하나는 반덤핑 조사다. 만약 반덤핑 예비 판정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와 중국산 철강재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국내 유입량이 줄어들고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상건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는 "반덤핑 조사는 지난해 10월에 시작됐고 예비 판정은 올해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매출·영업이익 추이. 출처: IR자료)

◇미국 투자 계획 묻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 유지

실적 전망과 더불어 질문이 집중된 또 다른 영역은 미국 현지 투자였다. 현재 현대제철은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조지아주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규모나 생산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과 함께 우려되는 수입산 철강재 쿼터제와 관세 규제에서 다소 숨통을 틔울 방안이 될 수 있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을 연간 263만 톤(t)으로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를 위해 필요한 자금 확보 방안과 현지 시장에서 철강재 수요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14일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서 "현재 검토 중이며, 확정되는 시점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IR을 통해 미국 투자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현대제철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 제철소 설립과 관련한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김광평 재경본부장 전무는 "죄송하게도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코멘트를 드릴 수 없다"며 "적극 검토 중이라는 점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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