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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RMN 시장 개화]리테일 미디어, 유통기업 차세대 생존 전략 부상①아마존·월마트 성공으로 성장가능성 확인, 소매업 침체 속 신성장동력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5-01-23 07:51:01

[편집자주]

국내 RMN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소매 업체가 직접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리테일 미디어의 효율성과 성장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지 오래다.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국내 유통 기업들은 리테일 미디어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유통사들의 RMN 사업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3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월마트는 스마트TV 제조사 '비지오'를 3조원에 인수했다. 세계 1위 유통기업이 왜 뜬금없이 TV 제조업체를 인수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Retail Media Network)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MN은 유통사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광고 서비스를 말한다. 쉽게 말해 소매업체가 자사 온라인몰이나 앱, 매장 광고판 등에 광고를 노출해 주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치열한 플랫폼 경쟁 속 RMN이 유통 기업들의 차세대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자체 수집' 소비자 데이터로 광고 효율성 극대화…디지털 광고 시장 내 존재감↑

현재 가장 RMN 산업이 발달한 시장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체 광고 플랫폼을 론칭하면서 처음으로 리테일 미디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와 정교한 타깃팅 기술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매출에서 광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존의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은 2020년 10%를 넘어섰으며 매년 수백억원의 광고 수익을 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강자 월마트도 아마존을 따라 RMN 사업에 뛰어들었다.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라는 자체 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한 광고 솔루션을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월마트의 비지오 인수 역시 RMN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지오의 스마트 캐스트 플랫폼을 이용함으로써 자체 매장과 웹사이트 외부까지 광고사업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월마트의 광고사업은 연평균 20%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사업 모델은 소매업체가 직접 수집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높은 광고 효율성을 보여주면서 RMN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다양한 경쟁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RMN 시장 규모는 2024년 약1361억 달러에서 2028년 1760억 달러 이상으로 4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RMN 시장 5년 내 5배 성장 전망, '전담 조직 신설·인재 영입' 활발

국내 RMN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유통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DMC미디어는 향후 3년~5년 내 국내 RMN 시장이 5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수 유통 시장의 성장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해외 플랫폼 업체 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유통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추가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유통 기업들이 RMN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배경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유통기업들은 RMN 전담 조직을 꾸리거나 전문 인력을 영입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군 내 RMN 추진 TF를 조직하고 RMN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는 이커머스 플랫폼 쓱닷컴을 통해 디지털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자산을 통합해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홈플러스는 정관상 사업목적에 광고업을 추가해 RMN 사업 진출 포석을 마련했고 CJ올리브영은 광고 상품을 정식으로 론칭하며 RMN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RMN 사업 전개에 힘을 쏟고 있다. 쿠팡은 이미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다양한 광고 상품을 제공 중이다. 당근은 기존 지역 광고 중심 플랫폼에서 대형 브랜드사를 위한 광고로 RMN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수익적 관점에서 기존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RMN 사업 추진으로 자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유통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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