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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성공기]경영 전략 발맞춘 조직 설계, 인적 자원 다각화 추진⑤사세 확장에 따라 외부 영입 확대, 글로벌 직원 수 9년간 10배 증가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23 07:57:40

[편집자주]

2012년 4월 13일. 삼양식품의 사사(社史)의 흐름을 바꾼 역작인 '불닭볶음면'이 세상의 빛을 본 날이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됐던 삼양식품은 국물면이 아닌 '매운맛 볶음면'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적중했다. '파괴적 혁신'을 통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대표 K푸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더벨이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요인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직 구조는 전략을 따른다'. 기업 전략 전문가인 알프레드 챈들러는 기업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적합한 조직구조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전략이 변화하면 그에 발맞춰 조직도 이를 지원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성공시킨 이후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그에 맞춰 조직을 설계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전략은 알프레드 챈들러의 이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삼양식품은 한때 유통 업계의 인재 블랙홀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젊은 임원을 발탁하거나 주요 대기업 출신 인사를 수혈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보수적인 식품 업계 분위기와 달리 수평적 조직 문화를 구축한 것은 불닭볶음면 성공의 핵심 요소로도 꼽힌다.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세 확장에 발맞춰 인재를 영입하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을 목표로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하며 전략적 로드맵을 설계하고 있다.

◇2012년 불닭볶음면 출시 후 직원 수 87% 증가, 글로벌 확장 결과물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성공 후 사세 확장에 따라 인재를 확보하면서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지배구조 이슈가 해소된 이후인 2008년부터 직원 수 추이만 봐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2008년 말 1398명 수준이었던 직원 수는 불닭볶음면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수출됐던 2016년 이후 우상향 곡선을 탔다. 사업보고서의 주요 임원을 제외하고 직원 수만 집계한 수치다.

2017년 말 1491명에서 2023년 말 2000명을 넘어섰다. 작년 9월 말 기준 2277명에 달한다. 불닭볶음면 출시 후 약 12년간 직원 수가 80% 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물류 역량 강화의 결과로 해석이 된다.

이는 최근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한국경제인연합회 포럼에서의 발표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해외 직원은 20여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270여명 수준으로 9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고 소개했다.

그 사이 일본과, 미국, 중국, 유럽 등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 목표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전략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Go-to-Market(GTM) 전략을 가동했다. 단기적으로 파트너십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운영 역량을 내재화 시킨 것이다.

2023년에는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글로벌 채용 전형'을 신설했다. 세계 유수 대학의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 소개와 교류의 기회를 마련해 글로벌 인재 유치에 힘썼다. 인적 자원 확보 노력의 결과는 실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930억7800만원 수준이었던 수출 규모는 2024년 3분기 9620억원으로 약 10배 이상 확대됐다.

이후 삼양식품은 사업이 성장세를 타자 지배구조를 정비하면서 경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2022년 옛 삼양내츄럴스의 제조 사업을 삼양식품에 양도했다. 삼양식품은 원료 공급부터 라면 제조까지의 일관체계를 구축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봤다. 삼양내츄럴스는 지주사로서 고유 역할을 강화하는데 힘썼다. 이후 2023년 현재의 사명인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명패를 교체했다.

◇주요 본부 임원 외부 영입, 적극적 채용 기조 '진행형'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글로벌 체제를 가속화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서 삼양식품의 조직 구조를 손보고 있다. 보유 리소스를 최적화하는 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작년 하반기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 조직을 부문에서 본부로 격상시켰다. 산하 조직을 면과 소스, 데일리 에센셜(Daily essential) 등 카테고리 별로 세분화 시켰다. 불닭브랜드본부장은 작년 7월 1일자로 영입된 1981년생 김남숙 상무가 맡았다.

김 상무는 한국P&G마케팅 출신으로 P&G의 아시아 헤드쿼터인 싱가포르에서 리져널 마케팅을 담당했다. 불닭 브랜드와 관련된 전략과 기획, 마케팅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 외의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고민을 담아 올해 초 신성장브랜드본부를 출범시켰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출신 김선영 본부장을 영입해 미션을 부여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냉장고 '비스포크(BESPOKE)'의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불닭 브랜드 외 △탱글 △MEP △잭앤펄스 등을 관리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쓸 예정이다.

김정수 부회장뿐 아니라 김남숙·김선영 본부장 등 주요 사업에서 여성 리더의 역할이 큰 점은 삼양식품의 차별점 중 하나다. 삼양식품의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당해 기준 여성 인력 비중은 44%다.

2023년 삼양식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준
여성 리더 비율은 2022년 말 13%에서 2023년 말 19%로 증가했다. 2024년과 2025년 여성 리도 고용 목표는 각각 40명, 45명이다. 여성 인력을 통한 기회를 찾는 방향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성 리더뿐 아니라 다양한 직군에서 우수 인재의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측은 "K-라면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기 위해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 '언어와 리더십 역량을 바탕으로 한 Roundsquarey 역량을 갖춘 인재' 라는 글로벌 탤런트 인재상이 영입의 기준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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