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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한때의 적' GM·토요타 손잡고 중국 공세 대응⑥내연기관부터 수소전기차까지, 글로벌 동맹으로 새로운 미래 설계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24 08:57:27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친환경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폭넓은 주제를 놓고 다양한 경쟁사들과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이전까지 경쟁 관계였던 다양한 브랜드와 긴밀한 동맹체계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경쟁사와 손을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독자생존이 위협받을 만큼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시장이 겹치지 않는 경쟁사와는 지역별로 혹은 상품별로 필요하다면 협력할 수 있다는 원칙을 보여줬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읽힌다. 전기차 생산량 글로벌 1위는 이미 중국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기존 글로벌 완성차들과의 기술력 격차도 좁혀졌고 개발과 생산비용은 현저히 낮아 제품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가 크다.

◇완성차 ‘개발·생산·판매’ 효율성 강화 파트너 1순위는 GM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협력체제 강화의 포문을 연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첫 파트너는 미국 제네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다. 현대자동차와 GM은 승용 및 상용 차량의 공동 개발부터 생산, 공급망, 친환경 에너지, 배터리 소재 등을 협력 범위로 설정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 범위는 생산과 판매, 미래기술 개발 등 양사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생산과 판매에 대한 모든 분야에서 서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권과 GM이 강점을 보이는 북중미와 남미 등에서 상호 보완성을 높이는 형태로 생산과 판매에서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메리 바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왼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미래차 시장 선점에 대한 도전 의지도 담겼다. 양사는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의 근간인 배터리산업에 대한 공동 투자와 개발 등이 핵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와 GM의 협력이 강력한 형태의 ‘얼라이언스’(동맹)로 진화한다면 글로벌 완성차 1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2023년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세계 3위, GM은 세계 5위다. 양사의 판매량을 합산하면1349만대로 글로벌 1위인 일본 도요타(지난해 판매량 1123만대)를 단숨에 뛰어넘는다. 그만큼 현대차와 GM의 동맹은 세계 완성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이슈다.

◇수소경제 활성화 위한 더 큰 동맹체제 구축 노력

현대차그룹의 동맹체계 구축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선 한층 더 범위가 넓어진다. GM을 기반으로 도요타와 스코다 등으로까지 손을 내밀며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협력의 무대도 북미에서 유럽, 아시아 등으로 확장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진보한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글로벌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넥쏘를 내놓은 현대차그룹은 판매량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항상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 규모는 여전히 작다. 넥쏘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수소전기차이지만 연간 최대 판매량은 1만대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마저도 2022년을 정점으로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과 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오른쪽)이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행사에서 함께 무대에 올랐다. *출처=현대차그룹.
이처럼 수소전기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수소전기차 전후방 산업의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완성차 브랜드 자체가 현대차와 도요타, 중국의 하이마(Haima)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확장하기 위해 전방위 동맹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우선 GM과 이 부분에서 북미권을 중심으로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 또 스코다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Škoda Electric)과도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강력한 경쟁상대인 도요타그룹과도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회동했다.

현대차와 도요타와의 수소 협업은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도요타와 BMW가 수소전기차를 공동개발을 위해 핵심 부품의 공급 협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공동 구축 등을 추진하는 만큼 비슷한 수준에서 논의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기존 글로벌 브랜드와 격차를 줄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성장속도는 훨씬 더 빠르다”며 “동맹을 구축하고 수소경제 전반에서 시장 개척을 위해 합종연횡하는 것은 중국발 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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