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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2016년의 교훈...장벽 하나 못 넘으면 '침체의 늪' 재연⑤2016년 900만대 목전서 성장 꺾여…대내외 변동성 뚫고 중장기 동력 유지 관건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24 08:57:08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800만대 벽을 넘었다. 이를 계기로 당시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 브랜드로 도약하며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6년 현대차그룹은 900만대 판매를 목표로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하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감소하며 침체기가 시작됐다. 2021년 반등이 시작될 때까지 약 5년여의 긴 침체기를 겪었다. 이 시기 수익성도 크게 저하되며 그룹 전체 펀더멘털도 약화됐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2016년과 비슷하다. 판매량 정점을 찍은 뒤 소강기가 시작되는 모습이 유사하다. 올해 성과에 따라 향후 중장기 성장전략의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는 2026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900만대 판매’ 목전서 막내린 호황기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2015년 801만5671대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글로벌 톱5로 올라선 뒤 900만대 판매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시장은 냉혹했다. 2016년 787만7985대, 2017년 719만9106대, 2018년 729만3784대, 2019년 718만9780대 등 꾸준히 저하됐다.

2016년 현대차그룹은 이전과 똑 같은 방식의 판매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렸다. 2015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견인하던 차종은 현대차의 아반떼와 소나타, 기아의 K3와 스포티지였다. 2016년에도 제품 라인업에 특별한 변화 없이 판매량 증대를 위한 프로모션에만 집중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주력 차종인 소나타 등에서 품질 이슈까지 발생하면서 판매량은 이후 2020년까지 지속 하락했다. 또 프리미엄으로 전환을 노리며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이전까지 쌓아온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도 오히려 퇴보했다.

무엇보다 판매량 저하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현대차그룹은 혁신에 나서지 못했다. 판매량 부진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기보단 글로벌 경기와 주요 시장별 경쟁환경 변화 등에서 찾으려 했다. 또 800만대 판매고 달성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중국시장에서의 급격한 판매 감소에 대한 뚜렷한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


◇2018년 시작된 혁신…3년 뒤 반등 시작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추이가 다시 우상향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2020년 코로나19를 계기로 판매량이 616만6138대까지 떨어지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2021년부터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1년 649만9000대, 2022년 679만520대, 2023년 734만1022대로 글로벌 3위로 도약했다.

끝없이 추락하던 현대차그룹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2019년부터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해 10월과 12월에 걸쳐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동반한 조직혁신을 단행했다.

정 회장은 기존의 4인 부회장 체제를 종식시키며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중국발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중국사업 총괄을 전격 교체했고 남양연구소장을 외국인인 알버트 비어만 전 사장으로 바꾸며 신제품 개발과 상품성 개선을 시작했다.

정 회장은 2019년 시무식에서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개혁의 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 정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제품 라인업도 전환했다. 특히 기존의 내연기관 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9년 1월 시무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 시기 현대차그룹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클린 모빌리티' 전략이었다. 2025년 친환경차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전동화 속도감이 높아진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전환점을 맞는다.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테슬라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품성이 우수한 전기차를 내놓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내연기관차 판매량도 동반 상승했다.

또 전기차 개발 역량을 축적하면서 하이브리드 등 라인업을 다변화했다. 최근 현대차그룹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주력 차종들도 잇따라 출시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품질 이슈를 정면돌파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전체 상품 라인업도 강화됐다.

◇2024년 잠시 멈춤…2025년 전략 따라 중장기 성과 달라진다

2024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723만1248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3위 지위를 유지했다. 2023년 대비 소폭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경쟁 완성차 브랜드들보다 판매량 감소폭은 작지만 성장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감돈다.

2016년과 상황은 다르지만 변곡점에서 자칫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는 동일하다. 특히 글로벌 정세와 경제 등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오히려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빠르게 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중국계 전기차 브랜드 등새로운 경쟁사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올해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혁신과 도전에 나선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돌파를 위해 시장별 맞춤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호세 무뇨스 사장(CEO)은 "올해도 제품 리더십을 유지하고 생산을 현지화해 미래 모빌리티까지 선도하는 것을 목표한다"며 "합리적인 선에서 현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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