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브랜드파워 입증 '미국·인도'...재공략 노리는 '중국·유럽'③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캐즘 '극복'…현지 맞춤 '인재영입' 전략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21 10:18:4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끊임없는 시장 발굴'. 현대차그룹이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전 세계로 발을 뻗었다. 특히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넘어 신흥 시장인 인도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다.현대차그룹은 매년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며 가치를 끌어올렸다. 첫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북미 시장에 안착시키며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 점이 대표적인 성과다. 올해는 매년 판매 우상향을 그리는 미국과 인도에서 입지를 다지고, 중국과 유럽은 반등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매년 '최대 실적' 쓴 미국·인도…입지 굳히기 돌입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거센 파고 속에서도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매년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미국과 인도 시장의 장악력을 키우는 데 경영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유연한 생산 체계를 구축, 인도는 전략 투자와 현지화 노력을 단행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17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가 2023년 대비 4% 늘어난 83만6802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아도 2023년 78만2451대보다 2% 늘어난 79만6488대를 기록해 2년 연속 최다 판매량을 이어갔다. 제네시스도 7만5003대를 판매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전년과 동일한 4위를 기록했다. GM이 268만9346대로 1위를 지켰고, 도요타가 233만2623대로 뒤를 이었다. 3위는 206만5161대를 판매한 포드가 차지했고 현대차그룹에 이어 혼다(142만3857대)와 닛산-미쓰비시(103만3851대)가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 미국 시장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요가 불어난 HEV 모델의 생산량을 늘려 체력을 비축한 뒤 전기차 개화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인 싼타페 HEV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기아 조지아주 공장에서도 하반기 텔루라이드 HEV 생산을 시작한다. 최근 완공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펠리세이드와 제네시스 HEV 모델 생산기지로 낙점됐다.
인도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키운다. 인도의 경제 상황에 부합하는 소형 SUV와 해치백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한다. 특히 지난해 현지법인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기반으로 현지 생산 능력 극대화에 주력해 아세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86만471대를 판매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0년 57만5000대에서 66% 늘어나며 점유율 2위를 기록해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현대차가 60만5433대로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했고, 기아는 25만5433대를 판매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 맞춤형 행보는 올해도 이어간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 젠나이 공장에 8000억여원을 투자해 전동화 차량 생산 설비를 갖췄다. 기아도 올해부터 전기차 생산에 돌입, 수입도 병행하며 2030년까지 4종의 신차를 현지에서 출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재투자 나선 중국, 반등 꾀하는 유럽
현대차그룹은 중국과 유럽 시장의 판매 부진 극복에도 힘을 쏟는다. 두 국가는 전 세계에서 전동화 보급 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을 지닌 만큼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해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 아울러 현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경영진을 재편해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중국 현지법인 베이징현대에 10억955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내 일부 공장을 매각하고 생산량을 줄여 온 '축소 전략'과 다른 움직임이다. 전기차 중심으로 일부 수요를 확보해 글로벌 판매 순위를 견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투자금은 친환경 신차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이미 신차 중 친환경차 비중이 50%를 넘긴 탓이다. 베이징현대는 현지에 구축된 기술연구센터와 선행 연구개발센터를 활용해 올해 첫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HEV 모델을 포함해 친환경차 5종을 출시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판매 부진 탓에 생산량을 해외 수출과 병행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동남아 시장까지 발을 넓히는 내용이 골자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누적 판매량은 18만5942대에 불과했다. 이는 2023년 전체 판매량인 32만2334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인센티브 최적화와 전기차의 새로운 라인업인 목적기반차량(PBV)을 출시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지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맞춤형 전략을 꾀할 계획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정교한 영업·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까지 유럽에서 98만4541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3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수치며, 점유율은 0.4%p 떨어진 8.3%를 기록했다. 특히 월별 판매량도 10월 7.5% 줄어든 데 이어 11월에는 10.5% 떨어져 감소 폭이 확대됐다. 경제 불황에 신규 차량 등록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반등을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선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 1월 프랑스 르노그룹에서 영업·마케팅을 총괄한 자비에르 마르티넷 사장을 유럽권역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기아도 25년간 유럽 완성차 업계에 몸담은 쇼어드 크니핑 기아 유럽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유럽 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PBV 모델 PV5를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친환경차 모델을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아울러 소형 전기차인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 등 전기차 신차도 현지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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