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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모회사' 현대건설도 영향권, '이례적' 적자 전환손실 여파 '사우디 자푸라' JV 공동 진행, 올해 흑자 회복 전망…이한우 대표 성과 관건

신상윤 기자공개 2025-01-22 16:24:55

[편집자주]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차그룹 '재무통' 주우정 사장을 선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그리고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 배경을 짚어보고, 주 대표가 추진할 새로운 경영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빅배스로 인해 대규모 적자 전환했다. 다만 적자 경영 원인으로 지목된 일부 해외 플랜트 사업은 현대건설도 공동 참여하고 있어 직간접적인 영향력 아래 있다. 올해 이한우 대표이사 체제를 맞은 현대건설은 부실한 사업들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현대에지니어링 '빅배스' 영향, 이례적 적자 인식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32조6944억원,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3%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736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이 마지막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12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인식한 것이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영업손실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프로젝트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 기준으로도 손실 규모가 작진 않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은 1923억원이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722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에만 36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인식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를 단행한 결정적 이유로는 인도네시아 원유 정제설비 'RDMP Balikpapan'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가 꼽힌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진행한 사업이다.

현대건설도 영업손실을 낸 데서 자유롭지만은 않은 이유다. 여기에 주택 등 주요 사업들에서 원가율 방어에 실패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원가율이 100.6%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95%대를 기록했던 원가율이 4분기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대를 기록했지만 투자 개발 사업 이익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 규모를 줄였다. 현대건설이 투자 개발 사업의 이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2345억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빅배스 등과 더불어 자체적으로도 공정 프로세스 및 원가 관리에 주력한단 계획이다.

◇3년 치 일감 보유, 올해 흑자 회복 목표

현대건설은 이번 빅배스를 기점으로 빠르게 경영 정상화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한우 대표이사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전임자의 부진한 실적을 덜어냄으로써 비교적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상황이다. 특히 부실 사업들에 대한 손실을 지난해 회계에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올해 성과는 오롯이 이 대표이사의 몫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다수의 일감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수주한 일감은 30조5281억원이다. 연간 가이던스의 105.3%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89조9316억원으로 약 3년 치 일감을 확보해 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 대표이사는 확보된 일감을 기반으로 수주 영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정상화를 이루면 되는 셈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31조1412억원으로 확대했다. 빅배스로 손실을 지난해 회계에 대부분 산입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1조1828억원을 전망했다. 매출액 가이던스도 30조3873억원으로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경영 정상화와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에너지 밸류체인 부문 확대와 혁신 기술 및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 사업은 이번 빅배스를 계기로 수익성 훼손을 야기하는 출혈 경쟁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들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 부채비율은 178.8%로 전년 말 대비 5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규모는 41.1% 증가한 3조2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이 144.7%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전년 말 179.7%보단 둔화된 상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근본적 체질개선을 통해 건설업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원전을 포함해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태양광·수소사업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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