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악셀그룹 사태' KKR, 6호 펀드 '휘청'…국내 출자자 난처 초기 투자로 상징성 커…전액손실 가능성

윤준영 기자공개 2025-01-24 07:58:21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유럽 블라인드펀드가 '악셀그룹 사태'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국내 기관출자자(LP)들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초기 투자 건인 만큼 LP들이 더욱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NPS), 과학기술인공제회, NH농협금융, 우리은행 등 국내 연기금 및 금융기관들이 KKR의 유럽 기반 블라인드펀드인 'KKR European Fund VI(6호 유럽 블라인드펀드)'에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펀드는 2019년 3월 약 56억유로(약 7조5600억원) 규모로 모집이 마감된 바 있다.

문제는 해당 펀드에서 최근 재무 상황이 악화된 악셀그룹에 투자를 했다는 점이다. KKR은 2022년 7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럽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인 악셀그룹 주식 96.9%를 인수했다. 같은 해 8월 KKR 측이 나머지 지분을 확보해 악셀그룹을 상장폐지 시켰다.

KKR은 악셀그룹을 15억6000만유로(한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인수금융으로 9억5500만유로(한화 약 1조4000억원)를 조달했다. 나머지 6억500만유로(한화 약 9000억원)가 에쿼티 자금으로 추산된다. KKR은 해당 에쿼티 자금을 6호 유럽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충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라인드펀드 단일 투자 건의 경우 통상 10% 정도를 소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불거진 악셀그룹의 재무상황 악화 사태로 해당 블라인드펀드에 투자한 출자자들은 난색을 표현하고 있다. KKR이 악셀그룹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ESG 열풍'에 따라 매출이 급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KKR이 악셀그룹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회사의 매출액은 10% 감소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0% 급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악셀그룹 인수금융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악셀그룹은 KKR이 보유한 6호 유럽 블라인드펀드에서 초기 투자 건에 속한 탓에 LP들이 더욱 민감해한다는 평이다. KKR은 2019년 해당 펀드 모집을 마감한 뒤 약 3년 만인 2022년 악셀그룹 투자를 단행했다. 바이아웃 건으로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해당 블라인드펀드에서 두번째 포트폴리오였던 만큼 상징성이 컸다는 분석이다. 펀드 만기가 통상 10년인 점을 감안할 때 펀드 운용기간 상 초창기에 투자가 진행된 셈이다.

통상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단일 투자 건의 손실에 민감하지 않다. 한 건이 손실이 나더라도 나머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블라인드펀드의 첫번째, 혹은 두번째 포트폴리오는 일반적으로 블라인드펀드 운용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 해당 투자 건이 손실이 났을 경우 나머지 투자 건들을 진행할 때 LP들의 신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펀드 내 투자 건이 많지 않았을 때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생긴다면 내부수익률(IRR) 역시 일시적으로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

현재 KKR은 유럽 6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악셀그룹 관련 투자 건은 전액손실(전손)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출자자들이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