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 송구영 5년 성과평가]CJ헬로 인수 추진 장본인, 가시화된 침체기에 '난색'①특산물·렌탈, 새 수익원으로 최대 매출…성장세는 '뚝' 해결책 시급
최현서 기자공개 2025-02-07 09:55:40
[편집자주]
LG헬로비전은 2019년 CJ에서 LG유플러스 자회사로 옮겨간 이후 지금까지 송구영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헬로비전 인수를 주도했던 송 대표가 경영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장기 경영이 이어진 건 그가 신사업을 통해 실적 변화를 주고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송구영표 신사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들도 차츰 나오는 중이다. 그만큼 다양한 면에서 새 경영과제들이 부각되고 있다. 송 대표의 지난 성과와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의 '아킬레스건'은 인터넷프로토콜TV(IPTV) 사업군이 포함된 홈 서비스 매출이었다. IPTV 점유율은 통신3사 중 3위였다. 수년간 이어지던 '3등 타이틀'을 깨는 게 절실했다.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맡고 있던 송구영 부사장이 해법을 제시했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다. 그는 SO 사업 1위를 지키고 있던 CJ헬로를 통해 방송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갖추자고 했다. 인수추진단장을 맡을 정도로 의욕적으로 나섰던 송 부사장은 이후 LG헬로비전의 초대 수장이 됐다.
송 대표는 부임 직후 지역 특산물과 렌탈을 LG헬로비전의 새 성장 엔진으로 삼았다. SO 사업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던 것과는 별개로 LG헬로비전의 실적이 가라앉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물과 렌탈은 침체된 실적을 우상향으로 바꾼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LG헬로비전의 관련 성장세도 최근 다소 꺾인 모습이다. 주요 먹거리였던 SO 업황이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다시 안게 됐다.
◇비어있던 SO 자리, 1위 사업자 맞이로 '체급 경쟁'
송 대표는 LG헬로비전을 이끌기 전 LG유플러스 '영업통'으로 활동했다. 2010년 LG유플러스 경남영업담당으로 첫 임원 생활을 시작해 호남, 부산, 충청 등 지역 중심의 서비스 판매와 제공을 맡았다. 2013년 서부지역 영업을 맡으며 광역 단위로 뛰었고 2015년부터는 홈마케팅 부문장을 맡았다. 인터넷과 IPTV 등을 담당했다.
송 대표가 거쳐왔던 경력은 LG헬로비전의 사업 영역과 정확히 일치한다. LG헬로비전은 지역 중심으로 유료 방송 사업을 펼치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특산품 등을 광고하는 매출도 주요 수익원이다. 수년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했던 송 대표의 '전공' 분야다.
2018년 무렵 LG헬로비전의 전신 CJ헬로가 매물로 나오자 인수를 강하게 주장했던 것도 바로 송 대표였다는 후문이다. 2019년 직접 CJ헬로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다. 유료방송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였다.
2018년 말 기준 IPTV 시장 점유율 1위(47.3%)였던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SO와 IPTV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비슷한 때 SK브로드밴드는 SO 업체인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IPTV 점유율 3위 사업자(24.2%)였다. 수년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홈 사업에 대한 반전과 경쟁사와의 '체급' 균형을 위해서라도 CJ헬로는 꼭 필요했다.
특히 CJ헬로는 SO 사업자 중 1위였다. 2017년 말 기준 점유율은 29.09%였다. 92개의 SO 사업자 중 23개의 SO 사업자가 CJ헬로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많은 SO는 곧 콘텐츠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통해 방송 사업 매출을 늘리고 미디어 부문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노릴 수 있었다.
2018년 말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부회장)는 "미래를 보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케이블 TV와의 인수·합병은 분명한 시너지가 있다"며 CJ헬로 인수에 대한 의지를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가라앉은 분위기 뒤집기 성공, 새로운 엔진 장착 '과제'
다만 CJ헬로를 인수한다고 해서 실적의 반전이 바로 이어질 여지는 적어 보였다. 성장 정체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연결 기준 1조2704억원이었던 CJ헬로 매출은 2015년 1조1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인수 이듬해인 2020년 매출은 1조1000억원대선이 깨진 1조5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1021억원에서 2020년 342억원으로 급감했다.
CJ헬로가 SO 시장 1위 사업자였지만 방송 매출은 매년 감소하고 있었다. 2014년 4232억원이었던 방송매출은 5년 연속 감소했다. 2019년 3618억원으로 줄었다. OTT의 공세를 피할 수 없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실적 우하향의 직접적인 요인은 바로 OTT의 성장이었다. 최근에 와서는 그 여파가 더욱 세다.
송 대표가 돌파구로 삼은 건 '지역 기반 신사업'이다. 그는 2020년 초 정식 부임 이후 사명을 LG헬로비전으로 바꾼 뒤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시작으로 '지역 특산품'을 꼽았다. 지역에 맞춘 광고를 내보내는 등 지역 맞춤형 사업을 수년간 해왔던 LG헬로비전의 특성을 살리면 침체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또다른 성장 동력은 렌탈 사업이었다. 렌탈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은 아니었다. 다만 알뜰폰(MVNO) 무선전화 단말기 판매금 등과 묶여서 분류될 정도로 미미했다. 가전기기 시장에서도 구매보다 공유가 조금씩 트렌드로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고 렌탈을 보다 키우기로 했다.
송 대표 부임 후 추진한 지역 특산품 중심의 렌탈 사업은 매해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LG헬로비전의 새 성장 동력이 됐다. 두 사업이 묶인 기타수익은 2020년 1898억원에서 지난해 3626억원으로 4년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반적인 실적 상승도 견인했다. 2020년 연결 기준 매출 1조579억원이었던 매출은 매해 증가했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903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로 최고 기록이다.
다만 송 대표가 추진한 지역 기반 신사업의 성장 동력도 조금씩 힘을 잃는 추세다. 렌탈 사업 매출은 지난해 3분기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297억원) 대비 11.6% 늘었다. 지역기반사업은 537억원으로 같은 기간(503억원) 대비 6.9% 늘었다.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증가폭은 사라진 셈이다. 유료방송 산업군의 업황이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새로운 성장 요인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 모든 과제를 풀어야 하는 핵심 인물도 바로 송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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