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역대급 실적' 대한전선, 미래 먹거리 공략한다매출 3조 달성, 주주 소통 강화…작년 이어 올해도 비공개 IR 개최
유나겸 기자공개 2025-02-07 13:05:1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7시3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13년 만에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주가 증가한 것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적 성장과 함께 재무 구조도 한층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대한전선은 전통적인 케이블 사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해저케이블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초기 투자 부담과 높은 진입 장벽이 걸림돌이지만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주와의 소통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13년 만에 IR을 재개한 데 이어 올해도 비공개 IR을 개최했다. 향후 온라인 컨퍼런스콜 도입 여부도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 성장세…재무구조 역시 '안정적'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47억원, 21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1%, 2.4% 증가한 수치다.
연간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대한전선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820억원, 1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4%, 43.6%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100억원을 넘겼다.
대한전선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재무 기반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00% 미만, 유동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하며 견조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2024년 대한전선의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193.2%로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넘으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된다.
부채비율도 업계 내에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77%로 인프라 및 건설 경기와 밀접한 전선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치다.
특히 차입금 의존도는 29.6%로 낮아졌다. 이는 2021년 154.6%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실적 성장에 힘입어 재무 안정성도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던 배경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수주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고 있어서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7300억원 신규 수주를 따냈고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500k HVAC(초고압교류송전) 케이블 시스템뿐 아니라 차세대 전력 기술로 손꼽히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시스템 수주에도 성공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영국과 스웨덴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시장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따냈으며 싱가포르에서도 초대형 사업 기회를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대한전선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2조8232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할 때 당분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당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현지 법인과 지사를 활용한 신규 시장 개척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넥스트 스텝은 '해저케이블'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이 대한전선의 본업인 케이블 및 솔루션 사업에서만 거둔 사실상 최대 실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전후로 건설, 통신 등 다수의 비주력 계열사를 운영했던 대한전선이 케이블 사업에 집중한 이후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한전선이 케이블 사업에 집중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1년 호반산업에 인수되기 전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을 겪고 사모투자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된 적도 있었다. 그만큼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
호반그룹에 인수되고 난 후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 대한전선은 2021년 매출(연결기준) 1조9977억원, 2022년 2조4505억원, 2023년 2조844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외형을 확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대한전선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해저케이블은 전선업계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제조 가능한 업체가 거의 없어서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진입 장벽이 높다.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수익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수주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이미 소수의 기업들이 강력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LS전선을 비롯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업체가 신뢰를 확보하고 수주를 따내기는 쉽지 않단 뜻이다.
국내 시장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영토 크기가 제한적인 만큼 해저케이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막대한 비용이 따른다. 유럽이나 미국 시장을 겨냥하려면 생산된 전선을 운반할 특수 선박이 필요하는 등 지형적인 한계 또한 존재해서다.
이처럼 해저케이블 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단순히 시장의 성장 가능성만 보고 무작정 진출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대한전선은 과감하게 후발주자로 해저케이블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대한전선은 현재 해저케이블 1공장 2단계 건설을 진행중이다. 또한 캐파 확대를 위해 2공장 건설도 계획중이다. 현재까지는 국내 위주로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저케이블 수주가 해외로까지 확대되면 실적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있다.
◇IR 방식 변화 ‘관전포인트’
이처럼 대한전선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며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주주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대한전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적 자료를 공개했다. 동시에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 크리에이터홀에서 비공개 IR을 진행했다.
이번 IR에는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가 참석해 4분기 실적 발표와 질의응답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 투자자들은 대한전선 홈페이지에서 실적 관련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선업계는 폐쇄적인 IR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피어 그룹으로 묶이는 일진전기, LS전선 등은 지난해 IR을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다.
대한전선 역시 2023년까지 IR을 열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주 소통에 나섰다. 2011년 이후 별도의 분기 실적 발표 IR을 진행하지 않았던 대한전선은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 IR을 열며 13년 만에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한 셈이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일부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IR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향후 대한전선이 대기업들이 채택하는 온라인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IR을 진행하고 행사 후 녹취본과 자료를 공개할지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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