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3세 승계의 축' 한화에너지, 현금흐름은 널뛰기[한화]④10년간 FCF 창출은 세 차례 불과…태양광사업 변동성, 공격적 투자 영향
고진영 기자공개 2025-02-12 08:17:45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2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3세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승계 수단이자 자금줄인 만큼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상당부분 확보했지만 들쭉날쭉한 현금흐름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덩치불려 한화 지배력 확보…10년간 FCF 적자 1.7조 누적
지난해 9월 말 한화에너지의 연결 잉여현금흐름은 1020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금 지출을 감산한 뒤의 기준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이 순유출(-)을 나타냈던 2023년과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최근 추세를 봤을 때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한화에너지는 2015년부터 최근 10년간 잉여현금이 플러스(+)를 나타낸 해가 3개 연도뿐이다. 2016년 800억원 규모의 잉여현금 적자를 낸 이후 쭉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2022년 5년 만에 1570억원 규모의 잉여현금을 남겼다.
또 이듬해엔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 높은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10년 동안의 누적 적자가 1조7000억원을 넘는다. 태양광사업 자체가 프로젝트 매각 실적에 크게 흔들리는 데다,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보니 기복이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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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의 성장은 한화그룹 승계 이슈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지분 25%를 보유 중이다. 애초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통한 승계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삼형제가 사재를 들이지 않고도 한화 지분을 쉽게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에너지는 합병없이 한화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한화에너지가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 지분 5.2%를 사들였고, 같은 해 12월엔 고려아연이 가지고 있던 한화 지분 7.25%까지 취득했다. 현재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대에서 22.16%로 높아진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동관 부회장(4.91%)과 김동원 사장(2.14%), 김동선 부사장(2.14%) 등 삼형제가 쥐고 있는 한화 지분을 합치면 지배력은 31.35%로 오른다. 김승연 회장(22.65%)의 지배력을 이미 추월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형제→한화에너지→한화로 이어지는 소유구조를 얼추 형성했지만 지금처럼 덩치를 불리기까진 지출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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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의 전신은 에이치솔루션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2007년 부친 김승연 회장에게 한화 지분 일부를 물려받은 뒤 지분율(당시 4.44%)에 장기간 변동이 없었고 대신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주식을 간헐적으로 사들였다. 2021년 초까지 지분율을 5.19%로 늘렸으며 같은 해 8월 에이치솔루션을 100% 자회사였던 한화에너지가 역합병했다.
이 한화에너지는 2015년 한화임팩트 지분을 취득한 이후 계열 관련 투자를 계속해왔다. 2021년 7월 말 5207억원을 들여 한화임팩트 지분 12.55%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면서 종속기업에 포함시켰는데, 당시 연결 편입에 따라 한화토탈에너지스로부터의 매입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까지 인상된 덕분에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그 뒤에도 2022년 고려아연에 지분 인수에 4718억원, 한화파워시스템 지분 취득에 2100억원을 썼고 2023년엔 한화임팩트 등를 통해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지출했다. 또 지난해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에 들어간 2270억원, 한화 지분 매입대금 2691억원 등 매년 수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예측불허' 태양광사업…배당 가능성도 부담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와중에 투자가 계속된 만큼 외부자금 조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한화에너지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1년만 해도 2조원대에 불과했지만 작년 9월 말 기준으론 4조49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5000억원 이상 줄어든 반면 총차입금은 1조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다.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할 때 1500억원의 차입금이 이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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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업의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발전은 토지와 인허가권을 얻어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운영단계에서 수익을 수취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한화에너지의 태양광발전 투자는 운영수익이 없는 개발, 건설단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8년부터 프로젝트 매각을 추진해 매출로 인식해왔다.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의 개발 이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2021년 프랑스 토탈(TOTAL)과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7개 프로젝트(1.5GW)를 팔았고 이듬해 매각이 부진했다가 2023년 미국에서 약 4500억원, 유럽에서 2200억원 규모의 매각에 성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4분기에 비교적 큰 규모의 매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여전히 안정성을 담보하긴 어렵다.
배당 역시 현금흐름 측면에서 부담되는 요인이다. 합병 전 에이치솔루션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1990억원을 배당했다. 또 에이치솔루션이 역합병된 2021년에는 한화에너지가 삼형제에게 501억원을 배당으로 풀었다. 이후 지금까지 움직임이 없었으나 지배구조상 대규모 배당 가능성은 늘 상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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