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ETF 질주]3연임 성공 배재규, '격전지' 퇴직연금 본격 강화④남용수 본부장 진두지휘, 지수 개발 후 상품 출시
박상현 기자공개 2025-02-12 08:13:52
[편집자주]
ETF가 금융투자업계의 핵심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펀드 명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2022년 ETF의 아버지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대표로 영입했다. 배 대표는 마케팅 역량을 확충하고 미국 빅테크 상품을 앞세웠다. 정체했던 ETF 점유율은 3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더벨은 한투운용의 ETF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난해 12월 지주 임원 인사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사진)의 연임을 결정했다. 배재규 대표의 미션인 상장지수펀드(ETF)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이유에서다.![](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83516696.jpg)
한투운용은 올해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을 필두로 자산배분형 ETF에 주력할 방침이다. 퇴직연금 적립기와 인출기에 맞는 지수를 직접 개발해,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연 20% 성장 '퇴직연금 ETF' 주목
배재규 대표의 시선은 이제 퇴직연금시장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한투운용은 기본적으로 작년과 유사하게 빅테크와 반도체 테마의 ETF에 주력할 전망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공략에 적극 나서는 구도로 보며 된다. 퇴직연금은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속도를 고려할 때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섹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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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약 427조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년후 10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집중적으로 적립금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개인들의 투자 열기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회사가 운용해 근로자에게 사전 확정된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급여(DB)형과 달리 DC형과 IRP는 개인이 직접 관리해 그에 따른 성과를 수취하는 퇴직연금 제도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운용업계뿐 아니라 은행, 증권 등 모든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관심사"라며 "이 가운데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의 성장세가 연 20% 수준이다보니, 운용사들도 퇴직연금 가입자의 니즈를 공략한 상품들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해외주식 토탈리턴(TR) ETF가 인기를 끌었다. TR 상품은 배당금을 자동으로 펀드에 재투자해 총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일종의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장기투자 시 유리하다. 이밖에 주식과 채권을 모두 보유한 혼합자산형·인컴형 ETF 등이 연금 계좌에서 선호됐다.
현재 퇴직연금 ETF 시장은 각종 제도 변경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인기였던 해외주식형 TR ETF가 오는 7월 폐지된다. 또 세법이 새롭게 적용되면서 이중과세 논란도 일었다. 그간 미국 배당 ETF로 얻은 분배금의 경우 미국에서 원천징수되더라도 국세청이 이를 환급해줬다. 추후 투자자가 배당금을 받을 때 국내 세율에 따라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연금계좌는 연금 수령까지 과세가 유예된다. 국세청이 연금 가입자를 대신해 배당소득세(15%)를 내준 것이다. 연금 가입자는 추후 연금소득세(3~5%)만 내면 됐다. 하지만 국세청이 선환급을 폐지하면서, 미국에 배당소득세와 연금소득세를 모두 내게 됐다.
이를 두고 한투운용이 오히려 퇴직연금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간 퇴직연금 ETF는 선두주자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삼성운용의 해외 TR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15일 기준 5조2816억원이었고 미래에셋운용의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규모는 2조2042억원 수준이다. 한투운용은 해외 TR ETF을 상장하지 않았고 'ACE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규모는 약 6000억원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TR 금지에 이어, 이중과세 논란까지 퇴직연금과 관련된 이슈들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며 “큰 변화가 있을 때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법”이라고 했다.
◇자산배분형 ETF 대거 확충, '인출기' 상품에 주목
올해 한투운용은 퇴직연금계좌에 적합한 자산배분형 ETF 라인업을 대거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연금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ETF 지수를 직접 개발할 방침이다.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자산분배형 ETF를 상반기 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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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상품은 크게 적립기와 인출기 나뉜다. 적립기는 경제적 은퇴 이전 단계로 자산이 증가하고 연금을 납입하는 시기를 말한다. 인출기는 은퇴 후 자산이 감소해 연금을 지출해야 하는 단계다. 퇴직연금은 만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60세 전후로 개시하는 경우가 많다.
적립기보다는 인출기에 맞는 상품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적립기는 그 특성상 기존 미국·빅테크 ETF 등 시장에서 대체제가 충분해서다. 다만 인출기의 경우 원금 보장 성향이 강하면서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하는 등, 적립기 상품에 비해 다소 요구되는 것들이 많다.
현재는 여러 지수 사업자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자가 확정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통상 자산운용사가 특정 지수산출을 요청하면 지수사업자가 여러 점검을 거쳐 지수를 산출하는 구조로 알려진다. 그러나 사실상 양사가 협력해 지수를 산출하는 구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번 사업은 남용수 본부장이 주도한다. 남 본부장은 업계 널리 알려진 금융공학 전문가다. 미시간 대학에서 금융공학 석사를 마친 뒤 미국에서 퀀트트레이더로 활동, 국내로 돌아와 한화자산운용에서 퀀트리서치팀 운용역과 DGB자산운용에서 퀀트리서치팀 운용역 에서 근무했다.
남 본부장은 "S&P500과 나스닥100, 미국다우존스 외 적립기에 충분히 갖고 갈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한 상태"라며 "인출기의 경우 예금보다 소폭 수익성과 리스크를 지니면서, 유동화가 쉬운 ETF를 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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