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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가뭄 속 단비' 캐리, 벼랑 끝 자금조달 성사56억 조달, 재무구조 압박 '여전'

양귀남 기자공개 2025-02-12 08:11:19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리가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숨통이 트이게 됐다. 유상증자가 수차례 납입이 연기되고 투자자도 교체하면서 납입 가능성에 의문이 붙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했다. 다만 여전히 재무구조는 열악한 편이라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리는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5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금액은 56억원이지만 6억원에 대해서 캐리의 단기대여금 6억원을 신주인수인에게 상계하면서 실질적으로는 50억원만 확보했다.

캐리는 지난해 6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시에는 70억원 조달을 예고했고, 최대주주였던 드림투자조합이 납입할 계획이었다.

조달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납입일은 수차례 지연됐고, 올해 들어서는 투자자를 두 차례 변경할 정도로 난항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해 낮게 점쳤지만, 지난달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은 전준수 제이에스피아이엔씨 대표가 최다출자자로 있는 투자조합이다.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은 예고했던 70억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56억원을 납입하며 유상증자를 마무리지었다.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은 신주 231만3402주를 인수하면서 캐리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기존 최대주주인 드림투자조합의 지분 150만주를 앞섰다. 캐리 측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변경되긴 했지만, 경영권은 기존 경영진에게 유지되는 구조다.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캐리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캐리는 지난해부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6억원에 불과했고, 결손금은 210억원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기발행 전환사채(CB)의 원리금 상환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회사에 가용 자원이 없다 보니 지난해 7월 사채 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했다.

지난해 급하게 부채를 일으켜 상환을 완료했다. 당시 캐리는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80억원을 조달해 CB를 상환했다. 이마저도 종속회사인 캐리에너지랩의 부동산을 담보로 맡겨 차입했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까지 고려한다면 캐리 재무 상태에 부담이 더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안정적으로 CB 재매각을 마무리해야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원활하지 못했다. CB 취득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한때 매각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빠르게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여전히 CB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이어지기 어렵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부동산 양수계약은 지연되면서 회사살림에 부담을 주고 있고, 단기차입금 등 부채가 증가하면서 채무 상환에 대한 압박도 심화되고 있다.

오는 4월 납입이 예정돼 있는 CB 납입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CB는 지난 2023년 발행을 결정했지만, 1년 반 가량 납입이 연기됐다. 최근 납입 금액을 10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증액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납입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회사 정상화와 더불어 신사업 추진에 활용될 전망이다. 캐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윌링스 시절부터 영위하던 태양광 사업과 더불어 금속광물 매매 신사업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바이오 사업 추진을 예고했다.

캐리 관계자는 "오랜 숙제였던 유상증자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유상증자 자금은 경영 정상화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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