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한미그룹 분쟁 일단락…이사회 규모 정상화 과제한미사이언스 이사진 사임·임기만료 대규모 개편…"현재 규모는 비대" 목소리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5-02-19 08:06:11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07시4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그룹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주요 계열사 이사회 개편 작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경영권 분쟁 촉발 직후 빠른 시간 안에 이사회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는데, 경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 지금의 이사회 규모는 불필요하게 크다는 지적이 따르면서 기존의 이사회 규모로 회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경영권 분쟁 종식 단계…임종훈 대표 행보 주목
한미사이언스는 사봉관 사외이사가 일신상 사유를 들어 자진사임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지 11개월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지평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 이사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 추천으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권규찬과 배보경 등 두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사직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를 제외하고 임종훈 대표 측 추천으로 이사회에 진입한 3명의 이사 전원이 이사회를 떠났거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해당 사외이사 3명은 모두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인사들이다.
지난해 OCI 합병 시도를 계기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된 '4자연합' 측과 송 회장 자녀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이사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4자연합과 두 형제 측은 이사회 자리를 절반씩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이사 줄 사임으로 4자연합 측 인사 비중이 확대했다.
사실 지난해 말 임종윤 사장의 지분 매도로 4자연합 측은 이미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임 사장이 한양정밀과 라데팡스 측에 보유 지분 11.79% 중 5%를 각각 2%와 3%씩 매도하면서 4자연합 측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 이때 경영권 분쟁을 조기 종식하자는 합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관 상 주총 결의를 얻으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 과반수는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이어야 한다. 형제 측이 새로운 후보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4자 연합 측 주주가 흩어지지 않는 이상 해당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키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형제 측 보유 지분은 27%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 기존 이사회 규모 회귀할까…'아직 이르다' 의견도
시장에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4자연합 측이 지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면서 형제 측이 자력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고 이에 따라 이사들 이탈이 이어진다는 것.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번째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는 대대적인 이사회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10명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는데, 형제 측 외부인사 3명이 자진 사임하게 되면 그 자리를 새로운 이사로 채울지 이사회 규모 자체를 줄일지가 관건이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기 전 이사회는 4인 체제였다. 송영숙 회장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2019년 과거 임종윤 대표 재직 시절 합류한 신유철 사외이사와 2022년 송영숙 회장 체제 하 기용된 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가 참여했다. 3명의 사외이사는 올 해 임기가 종료되는데 신 사외이사는 최장 재직기간 6년을 채워 회사를 떠난다.
그러다가 지난해 OCI 합병을 계기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했고 형제 측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등 외부인사 3명이 추가됐다. 같은해 11월에는 송영숙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이사회에 끌어들이면서 이사회 규모는 10개월도 안돼 2배 이상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거버넌스 효율성 차원에서 지금의 이사회 규모는 비대하다"면서도 "송영숙 회장 측이 지배력 공고화 차원에서 임주현 부회장 등 우호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현재 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인 한미약품에서도 사의를 표명한 사외이사와 임기를 마치는 사외이사 등 2명의 사외이사 교체 수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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