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농심 밸류업 계획 공표 요구…핵심은 '수익성'②수익성 제고 통한 가치평가 정상화 요청, 내부거래 영향 여부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5-02-25 07:58:18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익명의 소수주주 '언로킹 밸류'가 농심에 보낸 공개주주서한의 핵심 요구 사항은 수익성 정상화다. 동종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영업이익률을 평균 수준으로만 개선해도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글로벌 동종기업 수준의 수익성에 농심의 과거 5년 평균 PER을 적용해 가정한 농심의 수년 내 잠재 시가총액으로는 4조원을 제시했다. 현재 시가총액 2.1조원의 두배에 가까운 규모다.
◇압도적 시장지위 불구 3년 평균 영업이익률 4.6% '업계 최저'
'언로킹 밸류'는 공개주주서한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글로벌 동종기업 대비 농심의 저수익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수립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Nissin Foods Holdings, Toyo Suisan 등 글로벌 동종기업과 면사업 수익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농심은 압도적 시장 선도사임에도 시장 추종자보다도 낮은 마진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라면시장만 살펴봐도 농심이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고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3사가 나머지 46%를 나눠 갖는 과점 형태다. 농심은 강력한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업계에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지적을 받아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농심의 연결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4.6%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는 각각 6.4%, 10.8%, 10.2%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국제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식품 업계 영업이익률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눈에 띄게 수익성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영업이익 감소율이 33.8%로 라면 4사 중 가장 높았다.
2024년 농심의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전년대비 23.1% 감소했다. 매출액이 제자리걸음한 가운데 판촉비 부담 확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되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6.2%에서 2024년 4.7%로 하락했다. 경쟁사인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이 7%p 넘게 뛰어오르고 오뚜기도 전년 수준의 마진율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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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내부거래·편향된 사업구조' 특징…사업부별 수익성 공개 요구도
낮은 수익성의 원인으로는 경쟁사에 비해 편향된 사업구조가 우선적으로 지목된다. 라면 사업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됐고 내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과 국내 소비 둔화 등에 따라 원가에 직격타를 맞는 구조인 셈이다.
'언로킹 밸류'는 농심의 높은 내부거래가 수익성을 낮추는 원인 중 하나인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모든 내부거래가 특수관계자가 아닌 농심과 농심의 모든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인지에 대한 현황진단을 요구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에서 농심이 물류 내부매출 비중이 큰 기업집단 5위, IT 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큰 기업집단 2위로 꼽힌 점을 들었다.
실제 농심은 오래 전부터 원료 생산부터 판매에 걸쳐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계열사인 율촌화학이 포장재, 농심태경이 라면 스프를 담당하고 물류 계열사인 반도통운, 전일운수 등에 운송료를 지급한다.
이처럼 밸류체인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계열사에 비용을 전가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언로킹 밸류'는 이와 더불어 사업부별 수익성 공개, 대외적 영업이익률 목표 설정, 경영진 보수와 성과 연동 등을 요구했다. 특히 생수사업 등의 타당성 평가 및 효율적 자본배치를 위해 사업별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인건비와 원가 부담, 판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농심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며 "최근 내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이 단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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