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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신한자산신탁, 책임준공 리스크 '선제적 반영'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연간 순손실 3086억, 줄어든 수주잔고 확충 '숙제'

이재빈 기자공개 2025-02-26 07:33:1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신탁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책임준공 관련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다. 연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6951억원을 기록했고 충당금 규모는 2000억원을 상회했다. 이들 수치가 늘어남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악화되는 추세다.

선제적으로 현금성자산을 확보해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대부분의 미준공 책준 사업장이 상반기 중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조달 없이도 신탁계정대 수요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래매출 가늠자인 수주잔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1년새 대손충당금 4856억 늘어, 기준강화 전 NCR 제고 필요성 확대

신한자산신탁의 2024년 연간 당기순손익은 마이너스(-) 30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53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4분기에만 130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리스크를 재무제표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인식한 만큼 향후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적자는 신탁계정대 급증에서 기인했다. 2023년 말 2095억원이었던 신탁계정대가 2024년 말 6951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탁사가 시행사 등에 대여하는 신탁계정대의 공사진행률과 분양률 등에 따라 일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책준신탁 사업장들의 분양 부진도 순손익의 발목을 잡았다. 신탁계정대 대비 대손충당금 비중은 2023년 말 10%에서 2024년 말 32.7%로 22.7%포인트(p) 확대됐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탁계정대가 투입된 사업장들의 분양률 지표가 악화된 결과다.

신탁계정대가 급증하면서 건전성 지표도 저하됐다. 2023년 말 927%였던 신한자산신탁의 NCR은 지난해 말 623%로 악화됐다. NCR은 총위험액 대비 순재산액 규모를 의미하는데 신탁계정대의 16%만큼 순재산액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대손준비금이 늘어난 것도 NCR 악화를 야기했다. 대손준비금도 순재산액에서 차감이 이뤄지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장점이 있어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신한자산신탁의 대손준비금은 2023년 말 330억원에서 391억원으로 18.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NCR이 규제비율인 150%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강화된 NCR 산정기준을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탁업계에서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면 기존 대비 NCR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제적 자금조달로 유동성 '이상무', 균형수주로 미래매출 확보 추진

신탁계정대 추가투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확보돼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6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68억원 늘었다. 신탁계정대 증가액이 4856억원에 달하고 있음에도 현금성자산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금을 조달한 결과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1500억원)과 유상증자(1000억원), 차입(3000억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신탁계정대 추가투입 수요는 제한적이다.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22곳의 책준신탁 사업지 중 12곳이 상반기 중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책준 미이행 리스크가 대두된 후 공사가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공정률과 원가율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면서 준공위험이 제한적인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기투입된 신탁계정대의 회수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자산신탁은 임차수요가 확보돼 있어 상대적으로 환가성이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탁계정대가 회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신탁계정대 규모 증가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매출 가늠자인 수주잔고가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은 대응이 필요한 과제다. 2024년 말 부동산신탁 수주잔고는 52조876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8610억원 줄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잔고는 6349억원에서 8078억원으로 1729억원 늘었다.

수주잔고가 감소한 상품은 39조1386억원에서 37조7216억원으로 1조4170억원 감소한 담보신탁과 14조3370억원에서 13조318억원으로 1조3052억원 감소한 관리형 토지신탁이다. 감소폭이 조단위에 달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과 타 상품들의 수수료율 차이가 30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경기불황으로 인해 수주잔고가 감소하면서 2025년에도 매출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비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를 확대하는 등 균형있는 수주를 통해 미래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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