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돈이 몰리는 곳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시장 참여자가 하나둘 늘어나고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도 점점 복잡해진다. 저마다 다른 입장에서 유불리를 따지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갈등과 반목이 쏟아진다. 이런 혼돈의 현장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상장지수펀드(ETF)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다. 증시에 장기 흐름으로 접근하면 결국 우상향한다는 전제 아래 시장 자체를 본떠 설계한 상품(패시브)이다. 여기에 유동성공급자(LP) 콘셉트를 가미한 덕에 거래까지 용이하다. 이제 연금이라는 최대 돈줄과 맞물리면서 오랜 기간 시장을 장악할 수밖에 없는 입지를 확보했다.
이런 ETF 시장은 당연히 자산운용사의 격전지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두 다툼에 나섰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3위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 하우스마다 사활을 걸었기에 강력한 견제도 이어진다. 경쟁사에 빌미 하나라도 제공하면 심각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살얼음판인 셈이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은 ETF 배당 이슈였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S&P500', '미국나스닥100'의 1월 분배금이 전 분기보다 크게 줄어 논쟁거리가 됐다. 모두의 시선이 쏠리는 시장이다 보니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같은 벤치마크(BM)를 추종하는 타사 ETF보다 더 감소한 수치까지 확인되자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안타까운 건 이 정도로 집중포화를 받을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1월 분배금이 동일 BM을 쓴 타사보다 적었다면 올해 내로 더 많이 배분해 균형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소득세법상 포트폴리오 구성 기업에서 받은 모든 배당금은 반드시 해당 연도에 모두 분배(유보 가능 이익 제외)하도록 규제되고 있다.
그 분배금을 1년 동안 어떻게 나눠 지급할지는 어디까지나 재량에 달려 있다. 법규가 아니라 운용사 판단으로 결정될 사안이다. 각 사마다 고객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사투를 벌이는 매니징 싸움의 일부인 것이다. 연초에 분배하지 않은 현금은 별도로 보관되지 않고 순자산가치(NAV)에 포함된다. 만일 다음 분배 시점까지 BM이 올랐다면 승자는 다름 아닌 TIGER 고객이었다.
법적 테두리가 아닌 신뢰의 관점에서도 짚어보자. 당연히 ETF 수익률보다 분배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펀드명에 '배당'이 붙은 ETF를 사는 게 더 합리적 선택이 아니었을까. 배당형 ETF였다면 낮아진 분배율로 곤욕을 치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미국S&P500, 미국나스닥100에 올라탄 ETF였다.
잘못을 꼽아보라면 친절한 안내가 부족했던 소통 정도일 것이다. 만일 TIGER ETF의 분배금이 오히려 늘었다면 어땠을까. 비난을 하기 위한 시각에서 바라보면 조삼모사식 전략으로 고객을 유인한다는 여론에 휩싸였을 수도 있다. 아무리 뭉칫돈이 쏟아지는 시장이지만 과도한 지적과 비방만 난무하면 관전자로서는 도무지 눈을 둘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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