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창업가 9명이 모여 브런치를 먹었습니다.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며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런 사람이 100명이 되고, 500명, 700명으로 불어나다가 1500명이 모이는 커뮤니티로 발전했습니다."최근 미국 출장 중에 만난 김광록 사제파트너스 대표가 실리콘밸리 최대 한인 창업 커뮤니티 '82스타트업' 탄생 스토리를 전해주며 했던 말이다. 82스타트업은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 같은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작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작은 커뮤니티는 점차 울창해졌다. 미국 동부 한인 창업자까지 아우르는 '한인창업자연합(UKF)'으로 발전했다. UKF는 지난해 공식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했다. 올해 UKF 참석 인원만 1만명에 육박한다.
UKF가 미국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던 힘은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정신에 있다. 이는 선배 창업가가 후배 창업가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한다는 실리콘밸리의 문화다. 한인 창업가가 미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고민은 다양하다. '기업설명회(IR) 노하우' 같은 진지한 고민부터 '연말 파티 장소 추천' 같은 시시콜콜한 고민까지 있다.
고민은 함께 나누면 반이 된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을 나누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정서적인 공감대를 찾으며 낯선 타지에서 버틸 힘을 얻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인 어느 스타트업 대표는 "강력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업을 계속할 힘을 얻는다"라고 언급했다.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흐름에서 UKF 같은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미 해외시장에 진출했거나(37.9%) 진출을 준비하는(52.4%)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기부는 이달 UKF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약 내용은 거창하지 않았다. UKF 커뮤니티 네트워크를 국내 스타트업과 공유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서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혁신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는 협약이 아닐까 싶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토양은 단단해지는 법이다. 한인 창업가가 모인 '혁신의 숲'이 더욱 울창해지면 글로벌 창업 생태계 역시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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