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BR 0.1배~0.2배인 회사들은 이론적으로 적대적 M&A 등을 해서 청산하면 10배 남는 장사 아니냐."이재명 대선 후보가 주식 시장에 파문을 던졌다. 만성적인 저평가 주식들을 청산하면 되지 않느냐는 다소 과격한 발언이다. '이론적'이란 단서를 붙였지만 유력한 대선 후보의 말은 단순하게만 들리지 않는다.
이 후보의 말을 곱씹어 보자. PBR은 자산 가치 대비 시가총액을 의미한다. PBR이 0.1배란 의미는 자산가치 1조원 짜리 회사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론적'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1000억원에 사들이고 자산을 다 팔아치우면 10배가 남는 장사가 된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저평가 주식을 누군가 매집하는 순간 주가는 튀어 오른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하자 60만원짜리 회사가 200만원까지 치솟은 게 대표적이다. 적대적 M&A로 지분을 다 매집한다는 건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얘기다. 더욱이 그 회사를 청산시켰을 때 나타날 부작용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이 후보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포인트를 지적했다는 점엔 동의한다. 더벨 SR본부가 조사해보니 2024년말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기업이 225개사에 달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5배나 늘었다. 요새 증시가 부진하다곤 해도 그래도 코스피 2500은 유지하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저PBR 주식이 많았다. (https://www.thecfo.kr/news/newsview.asp?newskey=202504241017334720107281)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저평가를 고민했고 이를 해결한 사례들이 다수 있다. (챗GPT 검색의 도움을 받았으니 일부 오류는 있을 수 있다.)
일본 닌텐도의 경우 2015년까진 보수적인 경영과 낮은 배당으로 유명했다. PBR은 0.5배 수준에 불과했다. 모바일 게임에 진출하고 슈퍼마리오와 포켓몬 등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주가가 3배 이상 뛰어 올랐다. PBR은 1.5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히타치는 복잡한 지주회사 구조로 2010년까진 PBR이 0.4~0.5배 수준에 불과했지만 수백개의 계열사를 정리하고 IT와 에너지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주가가 5배이상 치솟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사모펀드의 개입으로 기업 가치가 급격히 좋아진 곳들도 많다. 영국 게임그룹이란 비디오게임 소매업체는 경영악화로 파산 위기까지 겪었던 곳이다. 오피캐피타란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2014년 런던증시에 재상장, 주가는 12배가 올랐다. 미국의 렌트카 업체 허츠는 사모펀스 CD&R이 인수한 뒤 자산효율화에 나서 기업 가치가 크게 치솟았다.
저평가 해소의 방법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수익성을 높이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자산효율화를 하면 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거버넌스를 받아들이고 주주환원을 높이면 된다. 신사업에 진출하고 거버넌스를 새롭게 하는 데 사모펀드가 개입하는 것도 순기능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저평가의 솔루션도 시장에 있다. 시장이 기능하도록 지원하는 데 정치권이 할일이다. 적대적 M&A와 청산이란 구호는 너무 과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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