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서진석' 입지 굳힐 무기, 위상 보여주는 '조직규모'②4년 전 전담부서 마련, 장남 필두로 권기성-이수영 OB멤버 합세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11 08:50:18
[편집자주]
바이오시밀러로 시가총액 38조원을 이룬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 복귀 후 통합 작업까지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에 나섰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신약 파이프라인이 올해 본임상에 진입한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등 당장 현실에 놓인 과제를 지적하는 시장의 요구 속 셀트리온의 신약 여정은 순탄치 않다.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이 과제다. 더벨은 셀트리온그룹이 그리는 신약 방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1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문을 두드릴 초창기부터 '혁신 신약'을 염두에 뒀다. 주목받진 않았지만 물밑에서 신약 개발 움직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원에 전폭적이진 않았다.과거 전력을 고려하면 최근의 움직임은 꽤 다르다. 최근 3년간 공식적으로 신약 개발 본부를 두고 인력을 확충했다. 신약연구본부 인원은 50여명을 넘어섰고 가장 많은 박사급 인력을 배치했다. 연구개발 조직에서 신약개발본부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구심점엔 서 회장이 아닌 오너 2세 서진석 대표가 있다. 자신이 쓴 바이오시밀러 신화를 대를 이어 재현한다는 의지와 함께 쉽지 않은 과제를 아들에게 부여했다. 서 대표의 신약 로드맵을 함께 할 '믿을맨'들이 주목된다. 오랜기간 셀트리온에 몸 담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이끌었던 R&D 키맨들이 우군 역할을 한다.
◇56명으로 커진 신약연구본부, 22명 박사급 인력 포진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심이던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신약 연구에 힘을 실은 건 2021년 연구개발부문 내 신약연구본부를 신설하면서다. 이전에도 신약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별도에 부서를 둘 만큼 무게를 두진 않았다.
임상개발본부에서 임상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조직이 신약 후보물질 검토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유의미한 파이프라인도 인플루엔자 항체 치료제 'CT-P27' 정도에 그쳤다.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이듬해 전담 사업본부를 뒀다. 연구개발본부 내 신약연구본부를 마련해 '신사업(New Business)'과 '바이오 신약(Bio New drug)' 2개 담당을 뒀다.
이 중 신약 개발에 해당하는 부서가 바이오 신약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비임상 연구 및 백신 연구 개발 역할이 주어졌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허가 경험을 토대로 신약 개발 조직의 규모가 커졌다. 2023년 바이오 신약 부서를 2개로 나누면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부서와 비임상 역할을 분리했다.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이중·삼중 다중항체, 면역항암제 등으로 개발 영역을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신약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연구인력이 늘어나는 중이다. 처음 신약연구본부가 만들어진 2021년의 신약 개발 인력은 38명이었다. 약 3년 만인 지난해 3분기 신약연구본부의 신약 1담당(후보물질 개발) , 신약 2담당(비임상) 부서 인력은 각각 19명, 24명으로 총 4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신약 1담당은 박사급 인력 10명으로 연구개발 부서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신약연구본부로 넓혀보면 전체 연구개발 박사인력 중 28%가 포진해 있다. 국내외 다양한 바이오텍과 협업하면서 신약과 관련된 신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

신약연구본부 내 신사업 담당의 역할이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본래 신사업 부서는 디지털헬스케어나 화장품 등 신약과는 거리가 먼 부서였다. 이후 사업전략에 신약 비중이 커지면서 오픈이노베이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등으로 역할이 조정됐다.
케미컬제품개발본부에도 신약을 개발하는 '케미컬신약기획'팀이 있다. 2023년 신약 개발 조직을 확대하면서 모달리티가 다른 합성의약품 신약 개발을 위해 둔 팀이다. 합성의약품 신약 및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을 수행한다. 팀 인원은 9명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지만 본부장 직속팀으로 자리한다.
◇2세에게 넘겨준 신약 비전, R&D 키맨 권기성-이수영 주도
셀트리온의 신약사업을 책임지는 이는 창업주 서정진 회장도 서 회장과 오래 합을 맞춘 전문경영인 투톱 '기우성·김형기' 대표도 아니다.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대표다.
서 회장은 처음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신약을 목표로 뒀지만 셀트리온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바이오시밀러로 방향을 틀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꿨고 '바이오시밀러 신화'를 썼다.
서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로의 도약이다. 하지만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그가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로드맵을 이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약 개발 역할을 아들에게 넘겨주었고 작년 1월 서진석 의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며 추진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신약 개발의 전체적인 방향성은 서 대표가 주도하지만 핵심 인력은 서 회장의 믿을맨들이다. 통상 새로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곤 한다. 셀트리온은 오랜 기간 셀트리온에 몸담은 OB 멤버를 신약 개발 주축으로 삼았다.

신약연구본부를 책임지는 이는 이수영 신약연구본부장이다. GC녹십자에서 셀트리온으로 온 뒤 20년 넘게 몸담고 있다. 한양대 화학공학 석사, 인하대 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오랜 기간 셀트리온의 신약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약 10년 전 셀트리온 임원 중 유일하게 신약을 맡고 있었다.
그가 신설된 신약연구본부장 자리에 앉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상위부서인 연구개발부문 권기성 부문장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이 본부장의 직위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연구개발 조직에선 권 부문장이 수석부사장으로 가장 직위가 높다. 그 다음이 이 본부장이다. 지난해 임원 승진 인사에 따라 부사장 직위를 달았다. 연구개발 조직에서 유일한 '부사장급 본부장'이다.
'서진석-권기성-이수영' 라인이 셀트리온의 신약 사업을 주도한다. 이 중 권 부문장은 셀트리온의 또 다른 신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이사회 사내이사로 올랐다. CDMO를 위해 필요한 공정개발 등 연구를 주도할 전망이다. 신약과 CDMO, 셀트리온의 미래성장동력 두 축을 이끄는 R&D 키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신라젠, 코렌텍 자회사 '우성제약' 인수 추진
- 르무통, 카피 업체에 법적 대응 '본격화'
- HMM, '내부 출신' CEO 자리는 없다?...4번 연속 외부 CEO
- 세아홀딩스 경영총괄에 김수호 대표…투자·운영 '한손에'
- 롯데케미칼, 1.3조 조달 완료…재무구조 개선 순항
- [인터배터리 2025]태성 "국내 '동박 빅3'와 본격 공급 논의"
- 대신밸류리츠, 1500억 프리 IPO 투자유치 '마무리'
- [i-point]에스넷그룹, CES 참관단 '원클럽' 발대식 개최
- [i-point]비트맥스, 가상자산 투자 '본격화'
- [i-point]필에너지, '46파이 와인더' 추가 수주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서진석' 입지 굳힐 무기, 위상 보여주는 '조직규모'
- 유한양행 '렉라자' 표준치료 쐐기, 학회 이어 설명회도 예고
- [이뮨온시아 IPO]'제2 렉라자의 꿈' 유한양행 신약 자회사 첫 IPO의 의미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IPO]동물실험 대체 수요 증가, CRO 겨냥한 '돈 버는 바이오텍'
- 한미 '분쟁 끝' 전문경영인 과제 '밸류업'…'주주정책' 핵심
- 한미사이언스 이끌 김재교, 입사 속전속결…'부회장' 직위
-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 상장 예비심사 통과
- 제일약품 차남도 이사회 진입, 3세 경영 강화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분명한 비전, 서정진 호소에도 시장은 왜 반응하지 않을까
- K-바이오 펀드 '데일리파트너스' 선정 "후기 라운드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