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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아트]두산갤러리에 심긴 박용현 이사장의 후원의지기업재단 최초 뉴욕 비영리 전시공간…한국 동시대작가 육성 통로

서은내 기자공개 2025-03-13 07:48:08

[편집자주]

기업과 예술은 자주 공생관계에 있다. 예술은 성장을 위해 자본이 필요하고 기업은 예술품에 투자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 오너일가의 개인적 선호가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성격도 갖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예술 관련 법인의 운영현황과 지배구조, 소장품, 전시 성향 등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두산연강재단 산하 비영리 두산갤러리 사업을 통해 동시대 작가 발굴과 육성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두산갤러리는 컬렉션을 진행하는 미술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회공헌'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여년간 전시, 레지던시 운영, 예술상 시상의 방식으로 국내 작가들을 국내외에 꾸준히 소개해나가고 있다.

두산의 문화예술 사업 중심에는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 있다. 박 이사장은 아트 컬렉터는 아니지만 예술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때로는 미술분야 후원을 위해 도전적인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국내 작가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두산갤러리 뉴욕, 두산레지던시 뉴욕 오픈을 밀어준 것도 박 이사장이었다.

◇박용현 이사장, 두산 오너가 미술계 후원의 시작점

박 이사장은 두산에서 예술에 관련된 후원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인사다. 오랜 기간 의사로 병원에 몸담았고 예술 분야와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다. 그럼에도 문화예술에 애정을 두고 아트씬을 이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두산갤러리 뉴욕이 생기면서부터는 매년 뉴욕의 아트페어, 베니스 비엔날레를 둘러보며 예술계에 대한 안목을 쌓았다.

박 이사장이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직을 맡은 건 2005년부터다. 두산그룹의 회장 임기를 끝마친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한국 메세나협회장을 지냈고 2015년 예술의전당 이사장도 역임했다. 대표적인 문화예술 후원 인사로 자리하며 실질적인 지원, 육성에 필요한 일들을 꾸준히 도맡아 왔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두산연강재단은 초기에는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재단 사업의 초점이 맞춰졌으나 박 이사장 취임 후로 두산아트센터가 개관하면서부터 후원 범위가 확장됐다.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두 축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도전을 지원하는 문화 후원사업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2007년 두산아트센터가 설립되면서 두산갤러리가 1층에 개관했다. 박 이사장은 당시 '쌈지 레지던스'와 같은 작가들의 창작 스튜디오 제공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박 이사장은 전문 아트 디렉터를 고용하며 2008년 두산갤러리 뉴욕, 두산레지던시 뉴욕 오픈을 직접 지시했다.

2025년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진행된 <두산아트랩 전시 2025> 전시 전경. <출처:두산갤러리 웹사이트>

◇예술가 해외 진출 선구안, 두산갤러리·레지던시시 뉴욕 13년간 운영

두산갤러리는 매년 6~7편의 기획 전시를 진행해오고 있다. 35세 이하 작가 다섯명을 공모로 선정해 단체전으로 소개하는 '두산아트랩' 프로그램부터 젊은 작가들을 발굴, 육성하는 방식으로 실험적인 전시들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8일 두산아트랩 2025가 마무리되고 오는 4월 2일부터는 <노혜리 개인전>을 예정하고 있다.

뉴욕 사업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약 13년간 이어졌다. 두산갤러리 뉴욕은 한국작가들을 해외 무대에 소개하기 위한 창구로 역할을 했다. 두산갤러리 뉴욕은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2022년을 기점으로 문을 닫았다. 같은 장소에서 진행했던 레지던시도 중단됐다. 대신 레지던시 사업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뉴욕 현지 지역 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의 방식으로 지속 운영되고 있다.

대기업이 해외 지역에서 레지던시 공간과 비영리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만큼 적극적인 후원 의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현대, LG 등 대기업이 해외 유수의 미술관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한국 미술을 지원하고 있으나 2000년대만 해도 이같은 후원은 드물었다.

2017년 두산갤러리 뉴욕에서 진행된 윤향로 개인전 전경. <출처:두산갤러리 웹사이트>

◇두산연강재단, 장학서 문화까지 후원 범위 확대

두산연강재단은 고 연강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유지를 따라 1978년 만들어진 공익법인이다. 초기 교육, 장학 분야를 주축으로 후원사업이 시작됐으며 2000년대 후반부터 두산아트센터가 만들어지면서 공연, 시각예술 등 문화 부문까지 후원 분야를 넓혔다.

장학사업으로 장학금이나 학술연구비 지원, 교사해외학술시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사업의 핵심은 두산아트센터 운영이며 공연장인 연강홀, Space 111을 비롯해 두산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분야 젊은 예술가 지원 'DAC 아티스트', 공연 및 미술분야 지원 '두산아트랩', 교육프로그램 두산아트스쿨 등이 운영되고 있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두산연강재단초기 재단 설립시 출연자로는 박용현 이사장을 비롯해 두산그룹을 이끌어온 오너가의 고 박용곤 전 회장, 고 박용오 전 회장, 박용성 회장의 이름이 표시돼있다. 재단 이사회는 박 이사장과 재단 대표를 맡고 있는 이원재 대표를 비롯해 홍두기, 한영재, 최종학, 송하경, 정희원, 김태집, 오병희, 최종원 등 10인이 멤버로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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