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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희미해지는 렌터카-중고차 시장]중고차-렌터카 합종연횡 '글로벌 트렌드'③미국 렌터카 '빅3', 중고차 매매 병행…어피니티 케이카도 인수 가능성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12 07:25:45

[편집자주]

국내 렌터카와 중고차 시장 경계선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렌터카 서비스와 중고차 매매를 병행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어피너티 산하로 편입된 SK렌터카는 물론이고, 피인수가 코앞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사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벨은 렌터카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중고차 사업 전망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1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렌터카-중고차 사업 병행은 글로벌 트렌드다. 국내보다도 앞서 해외 렌터카 기업이 중고차 매매 시장에 진출했다. 양 사업 연관성이 짙은데다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얻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렌터카와 중고차 간 합종연횡 사례를 살펴볼 때 케이카의 새 주인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거론되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미국 '허츠'도 중고차 사업 겸업

미국의 렌터카 기업들은 일찌감치 본업인 렌터카 외에도 중고차 사업을 영위해왔다. 미국 렌터카 시장은 소위 '빅3' 불리는 기업인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허츠(Hertz), 에이비스(Avis)가 버티고 있다. 각각 엔터프라이즈 카 세일즈, 허츠 카 세일즈, 에이비스 카 세일즈라는 독자적인 차량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렌터카 기업은 전통 중고차 판매사보다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중고차 판매사와 비교할 때 오프라인 접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접점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렌터카 기업의 중고차 판매 전략을 살펴보면 여러 차별점이 있다. 중고차 판매사의 경우, 개인과 법인 등 여러 창구에서 매물을 조달하는 반면, 렌터카 기업은 자신들이 취급하던 렌트카를 내놓는다. 중고차 거래 리스크는 차량의 정확한 상태를 소비자가 100%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종종 중고차가 구매 직후 고장났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배경이다. 소비자 불신을 해결하는 게 업계 최대 과제다.

렌터카 기업은 출고 차량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판매자가 차량 컨디션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 거래 불확실성을 줄인다. 렌터카 기업 차원에서 차량에 자체 보증을 제공, 신규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국내 플레이어 역시 마찬가지다. 'Tcar'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롯데렌탈은 곧 B2C 중고차 매매 플랫폼을 론칭한다. 롯데렌탈이 직접 차량 상태를 검증, 보장한다는 점을 판매 포인트로 앞세웠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말 온라인 채널을 개설했고 강서, 부천, 수도권 등에 오프라인 거점을 추가 마련한다.

우수 매물을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이 큰 단기 렌터카 매물 대신 매 분기마다 관리를 받은 법인 장기 렌터카를 중점 판매한다. 6개월 무료 보증에 7일 책임 환불제, 차량방문정비 서비스 등 기존 플레이어보다 후한 부가혜택으로 무장했다.

◇'롯데렌탈·SK렌터카 삼킨' 어피너티, 케이카 베팅할까

지난해 하반기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경영권 매각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케이카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2018년 케이카(SK엔카 직영사업부)를 인수했는데 케이카는 중고차 시장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소규모 개인사업자 중심이었던 시장에서 기업형 플랫폼을 차별점으로 앞세운 결과였다.

케이카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다. 원매자 태핑이 진행되면서 유력 인수 후보자로 어피너티가 거론됐다. IB업계에선 어피너티가 매각주관사와 초기 협상을 진행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어피너티가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어피너티는 지난해 SK렌터카 인수했고 금번에 롯데렌탈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손에 넣은 상황에서 케이카까지 인수한다면, 어피너티는 국내 렌터카-중고차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다.

공교롭게도 2년 전 케이카가 처음 M&A 매물로 출회했을 당시 롯데렌탈이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다. 렌터카 기업으로선 중고차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유효한 성장전략이어서다. 어피너티 입장에서 케이카는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투자처인 셈이다.

◇수출마저 '호조', 중고차 전망은 '맑음'

우리나라 중고차 거래 규모는 한 해 250~260만대 사이로 추산된다. 중고차 상사 등을 통해 이뤄지는 유효시장과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진 기타시장으로 분류된다. 두 시장의 비중은 5대5 수준이다. 케이카를 필두로 기업형 중고차 판매사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고차 비즈니스는 B2C뿐 아니라 B2B를 빼놓을 수 없다. B2B 거래는 주로 경매장에서 이뤄진다. 경매장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중고차 딜러가 타깃이다. SK렌터카가 지난해 천안 오토아레나를 매입한 것도 자체 중고차 경매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중고차 경매사업에 진출한 주요 플레이어엔 현대글로비스, 롯데 오토옥션, 케이카 등이 있다.

중고차 수출은 B2B 시장의 한 축이다. 중고차 수출 규모는 장기간 우상향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0년 13억달러였던 중고차 수출시장은 2022년 28억달러로 증가했다. 2023년 수출 규모는 47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대수에 등락이 있었음에도 거래금액은 크게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조달비용을 좌우하는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에서 어피너티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수익성을 제고할 여러 카드를 준비했을 것"이라며 "자본력을 갖춘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렌터카는 물론 B2B, B2C 중고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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