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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식품은 지금]원가 개선 속 판관비 부담…신규 브랜드 정착 관건②HMR 사업 확장위한 광고선전비 투자, 매출총이익률 반등 수익성 개선 '청신호'

정유현 기자공개 2025-03-14 07:59:37

[편집자주]

샘표식품은 박진선 대표가 경영의 지휘봉을 잡은 지 30년이 돼간다. 박 대표는 주요 변곡점마다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며 업계를 이끌어 왔지만, 대외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집중해왔다.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샘표식품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K푸드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제대로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더벨은 박 대표의 행보를 계기로 샘표식품의 사업 전략과 재무 상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우 다니엘 헤니가 광고를 하는 서양식 전문 브랜드 '폰타나'는 샘표식품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샘표=간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확장성 차원에서 독립 브랜드를 론칭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1987년 캔커피 시장에 진출했다가 간장 이미지에 발목이 잡히며 쓴맛을 본 것도 현재의 전략을 운영하는 밑거름이 됐다.

2000년 중반부터 발효 기술을 근간으로 브랜드 다각화를 시도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분야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주력 제품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확장 속 판관비가 증가하는 것은 부담이다. 비용 증가 속도를 낮추면서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2021년 신규 브랜드 론칭 하면서 광고선전비 대폭 확대

샘표식품은 최근 5년간 다수의 HMR 브랜드를 론칭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2020년 폰타나 브랜드에서 상온 수프를 론칭한 것을 HMR 사업 확장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상온 수프가 인기를 타면서 고객들의 반응을 살폈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2021년 '즐거운 요리 혁명'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새미네 부엌', 정통 아시안 푸드 전문 브랜드 '티 아시아 커리'를 론칭했다. 브랜드 초기 인지도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새미네부엌은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방송 플랫폼을 활용했다면 티 아시아 커리는 배우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식품사는 제품 마진율이 낮기 때문에 대형 모델을 활용한 광고나 마케팅을 지속하기 쉽지 않다. 모델을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는 시기에는 단기적으로 매출이 급상승한다. 광고가 중단되면 관심도가 줄어들면서 매출 효과가 크지 않다. 투자 대비 수익 관리가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효과가 좋기 때문에 모델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한다.

티 아시아 커리는 2021년 3월 출시 후 전지현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선보인 지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전지현 커리'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인도와 태국의 다양한 커리 맛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선보인 전략이 주효했다.


광고 효과는 판관비에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주사 전환 후 2016년을 기점으로 살펴보면 매년 1000억원 수준에서 판관비가 집행됐지만 신제품을 론칭하기 시작한 2021년부터 상승세를 탔다. 2021년 판관비는 1159억7600만원 수준이었는데 광고선전비로 2020년 대비 114% 증가한 185억2700만원을 썼다.

2022년까지 135억원 규모의 광고 선전비를 집행했고 신제품이 출시 후 판촉 활동을 강화하면서 판관비가 1238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2023년에는 100억원이 넘었던 광고선전비가 28억원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판관비를 낮췄는데, 2024년 1385억원 수준의 비용을 지출했다. 차이니즈 퀴진 브랜드 '차오차이' 론칭 효과다.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발탁하고 초기 안착을 노리면서 판관비가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업 보고서가 공개되기 이전이라 연간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작년 3분기까지 광고 선전비로 88억원을 집행했다. 연간 기준 100억원이 넘는 광고 선전비를 집행했을 것에 무게가 실린다. 신규 제품 론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도 판관비 부담을 키운 요소로 보인다.

◇2024년 매출총이익률 반등 수익성 개선 신호, 판관비 증가 속도 조절 필수

샘표식품은 단순하게 판관비용을 늘린게 아니라 성장 전략을 위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장류 대비 재구매율이 높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용이한 HMR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 신규 브랜드 론칭 흐름을 살펴보면 2년간 광고와 판매촉진비를 대거 투자하고 이후에는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차오차이 브랜드에도 2025년까지 비용 투자를 하고 이후 안정화가 된다면 수익성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은 것은 2024년 전년 대비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된 점이다. 2023년 33.24%에서 2024년 35.8%로 2.5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샘표식품은 연결 기준 4000억원을 넘기며 최대 매출을 올렸다. 매출 총이익률이 반등했다는 건 단순히 프로모션 효과를 넘어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고마진 제품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2024년 매출원가율은 64.2%로 66.7%를 기록한 2023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수익성 개선 '초기 신호' 효과로도 볼 수 있다.

샘표식품이 신규 브랜드 마케팅을 안정화하고 판관비 증가 속도를 조절하면 영업이익률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샘표식품 측은 "올해 새로운 브랜드 출시 및 이에 대한 투자, 장기적인 생산시설 확충 및 현대화, 그리고 발효의 강점을 살리는 제품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며 "단기 성과위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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