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샘표식품, 상장 후 사내이사 첫 확충 배경은ESG 등급 중 지배구조 부문 '매우 취약' 평가, 이사회 개편 통한 등급 개선 노력 해석
정유현 기자공개 2024-02-21 08:16:0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샘표식품이 2016년 상장 후 처음으로 사내이사진 숫자를 확대한다. 기존 사내이사 2인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해 영입한 이영진 부사장이 추가로 등기임원에 오른다. 이 부사장은 과거 농심에서 등기임원을 지낸 이력이 있기 때문에 영입 당시부터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임원진의 사기를 끌어올려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맞는 변화 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지배구조 부문에서 매우 낮은 등급을 받은 만큼 이사진 개편을 통해 외부의 눈높이에 맞는 등급을 받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16일 샘표식품에 따르면 다음 달 3월 19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이천공장 강당에서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영진 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정명섭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이 합류하게 되면 사내이사는 박진선 대표와 이생재 상무 2인 체제에서 3인 체제로 변경된다. 사외이사는 정명섭 이사 1인으로 유지된다. 4인 체제의 이사회로 변경된다.
샘표식품은 정관상 이사회를 7명까지 구성할 수 있으나 상장 후 3~4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사외이사를 2명 선임하며 변화를 준 적이 있으나 사내이사 2명 체제는 변동이 없었다. 사내이사진은 2016년~2017년 박진선·오경환, 2018년부터 박진선·이생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생재 상무는 동경농업대학출신으로 2019년부터 생산본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사회에 변화를 준 것은 최근의 글로벌 경영 환경과 궤를 함께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샘표식품은 아직까지 이사회 내 ESG위원회나 경영위원회 등의 별도의 위원회는 꾸리지 않은 상태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회사가 운영이 되고는 있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이사회가 규모도 작고 이사회가 오너를 견제할 수 있는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발표에 따르면 샘표식품의 환경부문은 2022년 D에서 2023년 C로 한 단계 올랐지만 지배구조부문은 C등급에서 D등급(매우 취약)으로 떨어졌다. 종합 등급은 전년과 동일한 C등급이 유지됐다. 환경 부문은 TF를 구축해 개선 노력을 지속하며 등급을 끌어 올렸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사내이사 수를 늘리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샘표식품은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로 성장해오다 최근 원재료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스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 비(非)장류 제품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친환경 소스류인 '연두', '완두간장' 등을 북미 시장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대의 흐름인 ESG 경영을 간과하기는 힘든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수출 기업이 ESG 관리에 실패할 경우 납품 중단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대기업 공급망 내 협력사의 ESG 관리 현황 등을 요구하고 이 범위는 1,2차 협력사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에서 안착하기 위해 국내 식품 기업들도 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고 샘표식품도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규 등기임원이 될 이영진 부사장은 Supply 총괄로서 생산 등 공급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Supply 총괄은 생산본부장, 기술연구소장 등과 다른 직책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새로 신설된 자리다. 이 부사장은 식품 업계에서 오랜 R&D 경력을 살려 샘표식품의 비장류 성장을 위한 전략을 펼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이사진 개편 배경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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