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실 PF 사업장 점검]한투저축, 경·공매 최다 매물 등록…PF 정리 '속도전'③대부분 선순위로 구성…업황 침체에도 신규 대출 확대, 건전성 관리 '자신감'
유정화 기자공개 2025-03-18 12:33:28
[편집자주]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는 올해 저축은행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타업권 대비 브릿지론·토지담보 대출, 중소 건설사 참여 사업자 비중이 높다 보니 부실 위험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PF 사업장 정리를 압박하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담보물을 헐값에 내놓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사업장 정리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구축한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을 통해 저축은행별 PF 사업장 상황을 점검하고 정리 계획,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7시4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 금융기관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업권별 9개 금융협회가 구축한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가장 많은 매물을 등록하며 매각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한투저축은행의 총여신 가운데 40%는 부동산 대출로 이뤄져있다. 부동산 시장 한파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투저축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타 저축은행 대비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경·공매 플랫폼과 자율 매각, PF 정상화 펀드 등의 방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을 신속히 정리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매물 21곳 중 17곳 수도권 소재 사업장

한투저축은행은 선제적으로 경·공매를 통한 부실 사업장 매각 의지를 드러냈던 금융기관 중 하나다. 21곳 사업장 가운데 17곳 사업장은 지난해 이미 1차 입찰을 시작했다. 한투저축은행은 업계에서도 부동산 대출에서 리스크 관리가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 만큼 원매자가 몰리며 일찍이 입찰이 진행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은 투자은행 기반 금융지주 계열사다 보니 부동산 PF 사업장 딜 소싱 역량이 뛰어나다"라며 "매물을 보면 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장들이 많아 경·공매가 원활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투저축은행의 매물 중 17곳 사업장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한투저축은행의 PF 대출 대부분은 선순위로 구성됐지만,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한 사업장은 지난해 7월 공매가 시작됐으나, 지난해 말까지 3차례의 입찰에도 유찰된 바 있다. 3차 입찰 당시 최저입찰가는 62억원으로 감정평가액(200억원)의 31%에 불과했다.
부실 PF 사업장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제한적인 탓에 가격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부실PF 관리를 위해 2금융권에 전방위적인 경·공매 압박을 펼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말 금감원은 저축은행에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최소 50% 이상 유지하라고 지도한 바 있다.

◇부실채권 상·매각 활발…경·공매 활용 '적극'
한투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실채권에 대한 상각 및 매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상·매각 규모는 1086억원으로 전년 동기(58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51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1248억원)와 비교하면 21.07% 증가했다.
한투저축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9%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여신 7조1551억원 가운데 부동산 대출은 2조8557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말 총여신(6조9128억원) 중 부동산 대출(2조9755억원) 비중은 43% 수준이었다.
눈에 띄는 건 지난해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2023년 말 8111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8220억원으로 109억원가량 증가했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신규 영업을 확대했다는 의미다. 시장에 PF 신규 물건이 많이 없다 보니 타 저축은행들의 경우 PF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이는 부동산 대출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한투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했지만, 타 저축은행과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8.15%, 9.25%를 기록했다.

한투저축은행은 올해 경·공매 플랫폼과 자율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신속하게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PF 사업장 동일인 여신한도가 12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투저축은행이 21곳 사업장에 내어준 PF 대출액은 최대 2520억원 수준이다.
한투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실채권 정리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경·공매 플랫폼 이외에도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PF 정상화 펀드'가 조성된다면 부실채권 정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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