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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이정은 CDO '브랜드 전략' 힘 싣는다 최초 '옵션 브랜드' 출시, 상품 차별화로 주택사업 경쟁력 제고…아크로·e편한세상 적용

박새롬 기자공개 2025-03-14 07:31:1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추가선택품목 브랜드 '디 셀렉션(D Selection)'을 출시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고객이 입주와 동시에 원하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테리어 상품 선택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크로(ACRO)와 e편한세상 브랜드 리뉴얼에 참여한 이정은 CDO(최고디자인책임자) 겸 디자인 이노베이션센터(D-IC실) 실장이 이번 브랜드 출시를 이끌었다. 이 실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하게 되면서 이 같은 브랜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는 분위기로 분석된다.

◇입주와 동시에 고객이 원하는 공간 완성…고객 고민·비용 줄인다

디 셀렉션은 전문가의 큐레이션을 통해 효율적으로 인테리어 완성도를 높이고자 도입됐다. 기존 아파트 분양 시에는 제한적 추가선택품목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옵션계약과 별도로 외부 업체를 통해 인테리어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경우 이미 설치된 실내 가구 및 마감을 철거하고 새롭게 시공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하지만 디 셀렉션의 스타일을 선택하면 현관부터 주방과 침실 등 주요 주거공간을 통일감 있는 디자인으로 조성할 수 있다. 고객이 개별 요소마다 따로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고 선택하는 번거로움 없이 조화로운 주거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입주와 동시에 완성된 인테리어를 이용 가능하다.

디 셀렉션은 우선 세 가지 '스타일 옵션'으로 구성된다. 가장 기본 옵션인 '미니멀'을 비롯해 우드 소재를 살린 '모던내추럴', 라이트 그레이 톤의 '소프트 클래식' 세 가지다. 이 외에 추가 품목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홈바와 호텔식 파우더룸, 데스크형 붙박이장, 특화 조명 등이 있다. 특히 주방의 경우엔 가구와 가전에 따라 최대 15가지 옵션이 제공된다.
DL이앤씨 '디 셀렉션' 소프트 클래식, 모던 내추럴 스타일 파우더룸 비교

대형 건설사인 DL이앤씨 내 전문가가 직접 인테리어 기획부터 설계, 디자인, 시공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만큼 외부 업체에 인테리어를 맡길 때보다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매조달시스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인희 DL이앤씨 D-IC실 DX 스튜디오 부장은 "옵션 공사가 기본 시공단계에 포함되다보니 철거 비용이 따로 안 들고, 전체 인테리어 공사가 한 번에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점 등으로 인해 외부 개별업체에 맡길 때보다 30%가량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전용 84㎡ 기준 스타일 옵션만 선택할 경우 모던내추럴은 1900만원, 소프트클래식은 2100만원으로 각각 기본가격이 책정된다.

고객이 디 셀렉션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쇼룸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마련했다. 인테리어 전문가로부터 직접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3D 가상 시뮬레이션(VR)인 '디버추얼(D-Virtual)'을 통해 선택한 품목이 적용된 공간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디 셀렉션은 지난 2월 첫 적용 사업지인 ‘아크로 리츠카운티’를 통해 고객에게 소개됐다. 이후 아크로 리츠카운티 추가선택품목 계약자 10명 중 6명 가량이 디 셀렉션의 스타일 옵션을 선택했다. 총 640가구 중 약 380가구가 적용한 셈이다.
디 셀렉션 모던 내추럴 스타일이 적용된 주방.

◇아크로·e편한세상 모두 적용, 사업지 따라 선택 폭 달라져…차별화로 경쟁력 제고

디셀렉션은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인 '아크로'와 'e편한세상'에 공통 적용된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와 일반 브랜드인 e편한세상에 차별화 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아크로 입주 예정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DL이앤씨는 다른 고급화 요소를 통해 기존처럼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승미 DL이앤씨 D-IC실 담당임원(상무)은 "두 브랜드의 상품적 차이는 마감재, 가구, 인테리어보다는 외관과 조경, 골조,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뚜렷이 나타난다"며 "기본 인테리어 스타일 옵션 외에도 추가 품목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어 고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인테리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업지별로 디셀렉션의 적용 범위도 달라진다. 즉 사업지의 입지와 특성에 따라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지, 제한적인 옵션을 제공할지 내부 검토를 거친 후에 결정하게 된다. 박승미 상무는 "여러가지 옵션을 수용할 여력이 높은 사업지라면 더 많이 제공할 것이고,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옵션을 줄이는 방식으로 조정할 예정"이라며 "사업지별 상황에 맞춰 고객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디 셀렉션의 스타일 옵션은 세 종류로 구성됐지만 향후 다른 스타일이 추가, 보완될 수 있다. 디셀렉션은 지난해 말 공급한 강남구 도곡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를 시작으로 △e편한세상 당산리버파크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아크로 드 서초 등 이미 공급 했거나 공급 예정인 단지에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객의 반응과 트렌드 변화를 고려해 조금씩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올해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 부문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서울 핵심 입지의 대규모 정비사업장 여러 곳이 시공사 선정을 앞둔 만큼, 기존 브랜드에서 타사에 없는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해 예비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잡을 수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핵심지 수주전을 앞두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에 아크로 주택 전시관을 새롭게 리뉴얼한 데 이어 이번에 디셀렉션 출시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아크로 리뉴얼 맡았던 이정은 CDO, 브랜드 전략 강조…사내이사 합류 예정

DL이앤씨는 이정은 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이 같은 브랜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실장은 박상신 대표와 손발을 맞춰 주택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거 박 대표와 함께 e편한세상과 아크로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한 인물이다. 박 대표가 지난해 8월 복귀하면서 이 실장과의 협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 2023년 9월 CDO로 선임됐고 지난해 10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DL이앤씨 이사회는 이 실장이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만족도를 제고한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실장은 2017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실장을 지냈다. 2019년 아크로 BI(Brand Identity)를 바꾸고 C2하우스(특화설계 브랜드)를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아크로 갤러리를 여는 등 DL이앤씨 고급화 전략을 알렸다.

이번 디 셀렉션 브랜드 개발도 이 실장이 수장으로 있는 디자인 이노베이션 센터(D-IC실)가 중심이 돼 참여했다. D-IC실은 상품 개발과 건축설계, 신기술 도입 등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국내 주요 인테리어 플랫폼 이미지부터 170만 건 넘는 데이터 지표 분석을 통해 고객이 선호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구현하려 노력했다.

이번 디 셀렉션 출시 행사에 참여한 박승미 DL이앤씨 D-IC실 담당임원(상무)은 이정은 CDO와 함께 디셀렉션 브랜드 출시를 주도한 인물이다. 풀무원을 거쳐 2020년 7월부터 DL이앤씨에 몸 담았다.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을 지내다 지난해 초부터 D-IC실 소속으로 옮겨 디셀렉션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DL이앤씨가 본격적으로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는 데는 약 1년이 걸렸다. 단 특화설계와 인테리어 상품 관련 기술력은 이미 더 오래 전부터 쌓아왔다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디셀렉션은 순전히 고객의 관점에서 출시를 결심하게 된 상품"이라며 "디자인을 맡는 D-IC실을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조직인 미래기술센터, 시공단, 구매 관련 팀 등 전사적 역량이 모여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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