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기아 생존전략]투자 청사진 공개…멕시코 줄이고 '미국·유럽·인도' 공략④신차부터 전기차 '라인업·생산량' 확대 목표…미국도 EV 시리즈 늘려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7 10:55:13
[편집자주]
기아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조직을 키우고 러시아 시장의 재진출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낙점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기아의 사업 및 조직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올해 해외공장 투자 규모와 계획 등을 담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높아지는 관세 장벽과 시장별 전기차 수요 편차 등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조절하면서 유연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등을 목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에 커진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기 위해 지역별 투자 규모를 조절했다. 멕시코 투자를 줄이고 신흥시장인 인도와 슬로바키아 공장의 투자를 늘렸다. 아울러 주력 시장인 미국의 투자도 늘려 경쟁력 확보를 목표했다.
◇3년 만에 멕시코 투자 줄여…인도는 80% 확대
기아는 올해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공장의 가동률 향상과 생산능력 증대 등을 위해 4조267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출시를 앞두고 설비투자를 단행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공장 투자 규모를 일부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수입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한 달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이에 기아는 지역별로 투자 규모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며 속조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의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앞서 멕시코 몬테레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연간 4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몬테레이 공장은 지난해 약 25만대를 생산했다. 이중 K4 12만8000대를 미국으로 수출해 판매했다. K4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략 차종이다.
하지만 올해 멕시코의 예상 투자액을 2023년 대비 950억원 줄인 2621억원으로 책정했다. 멕시코 투자를 줄인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 내린 결정이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시 기아는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기아는 신흥 시장인 인도와 슬로바키아의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먼저 올해 인도 공장에 3913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2023년 대비 80% 늘어난 액수다. 올해 인도 목표 판매량을 2023년 대비 22.4% 높인 30만대로 잡으면서 생산량 확대가 필요한 영향이다.
특히 올해 인도 현지 시장 수요에 발맞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로스의 생산능력 확보에 나선다. 시로스는 인도에서 연간 8만대의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올해는 출시 첫 해인 만큼 5만5000대를 전망한다. 글로벌 신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인도에서 판매량 회복을 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슬로바키아 공장의 투자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올해 2023년보다 3배 늘린 3501억원을 슬로바키아 공장에 투입한다.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생산기지로 낙점한 영향이다. 올 하반기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준중형 전기차 EV4의 유럽 전략형 모델인 해치백 버전을 양산한다. 내년 초부터는 소형차 EV2도 생산한다.
◇이달 미국 HMGMA 준공식…투자 늘려 '안정화'
기아는 올해도 미국에 역대급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이달 중 공식 준공식을 단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생산해 현지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판매량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2023년 대비 2% 늘어난 79만6488대를 판매했다. 올해도 미국에서 1~2월 합산 12만310대를 판매했다. 지난달에는 월 판매량이 6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2월 최대 판매량도 갈아치웠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전기차 등 다양한 라인업 차종을 제공하며 미국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올해부터 EV6도 현지 생산에 나섰다.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기차 양산 모델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월 전기차 EV6를 103대 출하하며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EV6 생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기아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EV9과 EV6 2종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HMGMA 준공에 발맞춰 현지에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투자 규모 확대도 관세 불확실성에 대응해 판매량 안정화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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