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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씨앤씨인터, 상장 후 첫 배당…대주주 몫 60%2년째 300억대 순익 기조, 본업 수익성 악화·투자 지출 부담

정유현 기자공개 2025-03-20 07:58:52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ODM 전문 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이하 씨앤씨인터)이 2021년 상장 후 첫 결산 배당을 실시한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주주 친화 정책을 실시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가 둔화됐고 순이익 증가는 금융 수익 증가에 기인한다. 투자 지출이 크고 오너가의 지분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30%가 넘는 배당 성향을 책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주당 1000원 첫 배당, 배당성향 30% '업계 평균 수준'

씨앤씨인터에 따르면 이달 31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현금배당 금액을 1주당 1000원으로 확정한다. 배당 총액은 99억9710만원이다. 2024년 연결과 별도 당기순이익은 320억원대로 배당성향은 30%로 계산된다. 첫 배당임에도 업계 선두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수준으로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씨앤씨인터는 배당 정책을 명문화하지 않은 상태다. 통상적으로 배당의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을 먼저 살펴보면 2024년 연결 기준 324억4400만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상장 첫해인 2021년 -59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매년 규모를 키우고 있다.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이 300억원을 넘으면서 배당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도 3년간 (2021년~2024년) 912억원9400만원에서 2828억8400만원으로 약 3배 정도 확대됐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1111억3136억원으로 전년 보다 41% 증가했다.


씨앤씨인터의 성과는 K뷰티 흥행과 맞물린다. 사업 초기에는 기초(스킨, 로션 등)보다는 색조화장품 ODM에 집중하는 차별 전략을 추진했다. 색조 제품은 생산 공정이 까다롭고 불량률이 높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불리한 조건이다.

이에 대형 화장품 브랜드가 외주 매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씨앤씨인터도 기회를 잡았다. 중국, 북미, 유럽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펼치면서 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2021년 코스닥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상장 첫해 전환사채(CB)에서 파생된 일회성 금융부채 평가손실로 순손실을 기록한 후 이듬해 북미 지역 내 입술 화장품 판매 호조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도 전년 대비 외형과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는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9.7% 하락한 239억63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증권가 가이던스에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주력 브랜드 두 곳의 주문량이 크게 감소했고 반죽형 블러셔 생산라인 구축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비용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증권 업계는 보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금융 수익 덕분이다. 금융 비용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60억3094만원을 지출했지만 이자 및 투자 수익 등으로 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다. 금융수익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24억원이다. 비용에서 이익을 뺀 금융 손익은 63억7123만원으로 22억6758원을 기록한 2023년 대비 181% 증가하면서 본업의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주식 유동 비율 33% 불과, 영업이익 악화 속 배당 일관성 유지 '불안'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투자에 지출하고 있다. 씨앤씨인터가 보유한 국내 공장은 두 곳이다. 화성에 위치한 1공장(퍼플카운티)과 용인의 2공장(그린카운티)이다. 그중에서도 2공장 생산능력은 2022년 6522만개에서 2023년 9522개로 확대됐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377억원, 2024년 -49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할 청주 신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아시아·중동·유럽 등 기존 주력 국가 외의 지역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선제적인 캐파 확장에 나선 것이다. 청주 신공장 부지 규모는 약 1만9300평으로 기존 국내 2개의 공장 부지를 합친 것보다 6배 이상 크다. 청주 공장 부지 매입을 위해 2023년 10월 271억원을 투자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비용 투자가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본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투자 지출 부담이 있지만 상장 후 큰 폭의 성장을 이룬 만큼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주 구성을 보면 작년 반기 말 기준 배은철 대표가 26.41%의 지분율을 가진 최대주주다. 배우자 최혜원씨가 19.81%, 자녀이자 작년 하반기 공동 대표로 취임한 배수아 대표가 19.81%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66.03%에 달한다.

이 외 국민연금이 지분을 작년 말 기준 5% 정도 보유하고 있다. 주식 유동 비율은 33%대다. 시장에서 쉽게 거래되는 종목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배당으로 오너 일가에서 배당되는 금액이 66억원 규모다. 배당 총액의 66%를 대주주 측이 가져가는 구조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고 단기적으로 배당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 차원의 흐름과 맞물려 주주 친화 정책을 실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업에서 성과가 줄어들고 있고 차입금 상환 등의 이슈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배당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후 첫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대주주 중심으로 배당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일반 주주의 배당 수익률을 높이는 차등 배당과 같은 정책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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