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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넥스틸의 해상풍력 전략, ‘성공 공식’ 다시 쓸까②공장 부지 물색 중, 기술력 앞세워 시장 공략…“이미 문의 쇄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21 07:31:45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1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스틸이 해상풍력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투입하기로 한 자금은 지금까지 약 2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네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감히 쏟아 부으며 설비 확충은 물론 관련 기업 투자까지 추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 넥스틸뿐만은 아니다. 세아제강 등 다른 강관업체들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넥스틸만의 강점은 분명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구경 강관을 생산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 2400억 투자 단행…강관 사업 넘어선 중대 결단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현재 포항과 경주에 강관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들도 고려하며 최적의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틸 관계자는 "현재 계획상으로는 포항이 유력하다"면서도 "향후 상황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넥스틸에게 이 설비 투자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건 대규모 베팅이다. 처음 설비 투자 계획을 세웠을 당시 예산은 1671억원이었으나 유가와 금리 변동 등의 영향을 받아 현재 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디케이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의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했다. 이 펀드는 HSG성동조선에 투자할 계획이며 넥스틸은 약 400억원을 투입해 HSG성동조선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넥스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632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대담한 결정이다. 재작년 8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410억원을 모두 투입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벌어들이는 자금 역시 이 사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틸이 생산하려는 제품은 해상풍력 발전기의 기초 구조물 역할을 하는 대구경 강관이다. 모노파일 등이 해당된다. 1990년부터 유정용 강관을 전문으로 생산해 온 넥스틸에게는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최대 규모 강관 생산 경험 앞세워 시장 공략…“이미 문의 쇄도”

물론 이러한 행보는 기존 강관업체들의 확장 전략을 그대로 따르는 흐름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앞서 세아제강이 영국 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업체인 세아윈드를 설립했고 국내외에서 상업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넥스틸의 최대 강점은 기술력이다. 강관 업계에서는 용접 기술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불량이 발생하면 대부분 접합부에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 후판을 둥글게 말아 용접하는 과정과 이를 정밀하게 접합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평가된다.

넥스틸로서는 승산이 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스파이럴강관 설비는 넥스틸이 처음 도전하는 용접 방식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26인치 이상의 대구경 강관을 제조할 수 있다. 외경이 클수록 정밀한 용접 기술이 요구되는데 넥스틸의 설비는 이러한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파이럴 강관 설비가 있는 넥스틸의 포항공장. 출처: 넥스틸)
넥스틸이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2030년까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약 167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진입해 기술력과 신뢰도를 확보한다면 수주 경쟁에서 충분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수주 성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넥스틸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수주는 없다"라면서도 "벌써부터 여러 업체들로부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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